영국이 유럽연합(EU)에 정식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연기를 요청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에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날 혹은 다음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브렉시트를 얼마나 연기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또 당초 20일까지 브렉시트 제3 승인투표를 열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투표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 승인투표가 내일(20일) 열리기 위해서는 오늘 안건을 상정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의회가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거부하자 오는 20일을 데드라인으로 정한 뒤 다시 한번 의회에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 여부를 묻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동일 회기 내에 실질적으로 같은 사안을 하원 투표에 상정할 수 없도록 한 의회 규약을 근거로 들며 전날 성명을 통해 브렉시트 합의안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으면 제3 승인투표 개최를 불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영국 정부가 금명간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연기를 통해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야 이를 승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U의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브렉시트) 연기가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가능성을 높일까? (브렉시트) 연기의 목적과 결과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연기된 브렉시트 시한이 끝날 때쯤에 오늘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영국 정부의 결정력 부족으로 초래된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끝내려면 영국이 중대 결심을 해야 한다며 영국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금주 목요일(21일) EU 정상회의에 앞서 브렉시트 연기를 요구한다면,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연기) 이유와 유용성을 평가할 것”이라며 브렉시트 연기의 최종 결정권은 EU의 몫임을 강조했다.
이어 “EU 회원국 정상들이 결정을 내리려면 영국으로부터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며 영국 정부의 요청만으로 EU가 이를 승인하기보다 브렉시트를 연기하려는 구체적인 이유와 목적에 대해 철저히 따질 것임을 내비쳤다.
바르니에 대표는 또 “오랜 기간 브렉시트를 연기하려면 뭔가 새로운 요소 또는 정치적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확한 계획 없이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연장하는 것은 EU에 경제적 비용을 추가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비용도 유발할 수 있다”며 “영국이 다음에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지 신속히 결정하는 것은 영국 정부와 의회의 몫”이라며 결단을 압박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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