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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빈곤 해결하는 마스터키 될까

보험·기부·대출·신원확인 등

블록체인의 높은 활용 가치

경제 소외 계층 구할 해결방법 되나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의 대화 : 블록체인과 미래 경제’ 좌담회에서 가상화폐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블록체인은 기존의 은행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경제 소외 계층을 구할 것이다”

지난 3일 비트코인과 함께 대표 암호화폐로 꼽히는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리크 부테린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좌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부테린은 “전 세계에서 약 10억명의 사람들이 절대빈곤 속에 살고 있고 20억명은 은행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여기에 블록체인이 가진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은 일종의 ‘공공거래장부’다. 중앙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와 거래 내역을 공유한다. 거래가 발생하면 중앙을 거치지 않고 거래 당사자들끼리 서로 확인하고 신뢰를 쌓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부테린은 반드시 중앙을 거쳐야 하는 기존 시스템이 가진 한계에 주목하고 블록체인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다른 나라에 자금을 이체하려면 중앙 시스템을 거쳐야 해 며칠씩 걸리고 국제 금융에 투자하는 게 어렵지만 블록체인은 분산시스템이기 때문에 본인 인증을 쉽게 할 수 있어 금융에서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각종 자연재해가 발생해 보험료를 청구해야 하는 경우를 보자.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는 신원을 확인하고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등 보험료를 받기까지 긴 시간과 과정의 복잡성이 따른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중앙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거래 당사자들끼리 바로 서로의 신원을 확인하고 보험료를 지급할 수 있다. 부테린은 블록체인이 비용과 시간, 여러 문서 작업들로 경제에서 소외됐던 계층을 구제할 길이라고 본 것이다.



블록체인은 투명한 기부 문화 정착에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사람들이 기부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내가 낸 기부금이 정말 필요한 곳에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시스템상 모든 거래 내용을 시스템에 속한 사람들 모두가 공유하기 때문에 기부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다. 지난해 미국의 IT 제조업체인 IBM은 NGO 단체인 글로벌 시티즌(Global Citizen)과 ‘챌린지 어셉티드(Challenge Accepted)’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기부금의 경로를 추적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작하는 경연대회로, 기부금의 투명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함에 있어 블록체인이 가진 가능성을 확인했다.

블록체인은 기존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대출도 가능케 한다. 실제 아프리카 케냐에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소액 대출 프로그램 ‘트위가 푸드(Twiga Foods)’가 있다. 아프리카 중소기업들은 높은 비용과 복잡한 과정으로 신용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을 하지 못하고 이는 국가 전체의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트위드 푸드는 블록체인으로 개인의 신용도를 빠르게 평가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출 및 상환 시스템을 마련했다. 기존 은행 시스템이 하지 못했던 소액 대출로 경제 활력의 기반을 마련케 한 것이다.

일각에선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가상화폐를 이용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블록체인은 사기’라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비트코인을 활용해 마약을 구매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이 자금세탁과 투자사기 등의 범죄에 휘말리고 있다. 하지만 부테린은 이에 대해 “지금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아직 성숙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블록체인이 가진 잠재력을 봐야 하며 블록체인이 분명 더 좋은 세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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