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꽉 막힌 가운데 오는 2분기에는 주담대 문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하자 은행들이 주담대 심사를 한층 강화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를 보면 2분기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 태도 지수는 -13으로 지난 1분기(-3)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대출 태도지수는 -100에서 100사이의 숫자로 표시되며 0이하면 대출심사를 강화하겠다는 기관이 완화하겠다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수요도 -7로 전분기(-13)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여전히 감소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 일반 대출 태도 지수는 중립 수준인 0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관련 규제 강화와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은행 대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는 17로 전분기와 같은 ‘완화적’ 수준이 유지됐다. 정부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 정책 탓이다. 2020년부터 새로 적용되는 예대율 규제에 따르면 은행은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야 예대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한편, 이날 국제금융협회(IIF)가 발표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의 GDP 대비 비율은 97.9%로 1년 새 3.1%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34개 주요 선진·신흥국의 가계부채 비율은 평균 59.4%에서 59.6%로 0.2%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세계 주요국 가운데 우리나라 가계빚이 가장 빠르게 급증한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부채(금융 부문 제외)도 지난해 연말 기준 GDP 대비 102.2%로 1년 만에 3.9%포인트 불어났다. 34개국 4위에 해당하는 속도다.
/김능현·김영필 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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