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촌의 한옥마을은 역사의 풍경과 한옥의 정취를 느끼며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명소다.
조선 시대 권세 높은 양반들이 살던 곳인 북촌 탐방은 ‘북촌문화센터’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난 2002년 10월 개관한 북촌문화센터는 조선 말기 세도가의 집을 관광 안내소로 꾸민 곳이다. 뒷행랑채였던 홍보 전시관은 북촌의 역사와 가치를 알리는 자료를 전시한다. 이 센터에서 ‘북촌 산책’이라는 이름이 붙은 팸플릿을 챙겨 나오면 상세하고 꼼꼼한 지도를 보며 북촌의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다.
오밀조밀 모인 한옥의 경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산책로는 가회동 골목길이다. 서울시의 적극적인 지원 사업으로 한옥들이 옛 모습 그대로 보전돼 있으며 처마 끝 사이로 보이는 서울 시내 전경은 북촌 산책의 백미로 꼽힌다. 골목을 이곳저곳 헤매다 보면 1944년부터 백병원 설립자의 소유로 유지되고 있는 백인제 가옥과 전통 공예의 아름다움을 손수 체험할 수 있는 북촌전통공예체험관, 생활사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카페와 공방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미로같이 이어진 길을 따라 돌담 너머로 보이는 창덕궁 전경, 한옥 내부를 감상할 수 있는 가회동 11번지 일대, 북촌로에서 삼청로로 내려가는 돌층계 길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같이 길을 나선 이와 여행의 즐거움도 공유하고 오래 간직할 만한 사진을 서로 찍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배려 없이 지나치게 큰 소란을 피워서는 곤란하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공간이다. 북촌이 아름다운 것은 옛 마을의 정취와 오늘을 사는 현대인의 일상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팸플릿 ‘북촌 산책’의 한 귀퉁이에도 “주민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여행자가 돼 달라”는 당부가 적혀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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