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참가 같은 부대조건을 달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기한을 최대 1년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앞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한 차례 연장한 브렉시트 시점을 오는 6월30일까지 추가로 늦춰달라는 단기연장안을 EU에 냈는데 이를 거부하고 조건부 장기연장안을 새로 내놓은 것이다.
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EU 특별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EU 정상들에게 서한을 보내 “우리는 지금 더욱 긴 연장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야 할 때”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가장 합리적인 대안은 ‘탄력적 연기(flexible extension)’를 하되 그 기간이 1년을 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스크 의장의 안에는 몇 가지 조건이 달렸다. 우선 영국이 브렉시트를 연기하려면 해당 기간에 EU에 성실히 협력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다음달 23~26일 진행될 유럽의회 선거에 영국이 반드시 참여하는 것이다. 참가하지 않을 경우 영국은 6월1일 EU를 떠나야 한다. EU와 탈퇴협정에 대한 재협상도 불가하다. 영국과 EU 의회가 탈퇴협정 비준 동의 절차를 마무리하면 영국은 언제든 브렉시트를 할 수 있다.
메이 총리는 EU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에게 브렉시트 추가 연기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추가 연기안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지만 브렉시트 단행 여부는 결국 영국 하원의 합의안 승인에 달려 있다. 이날 메이 총리는 제1야당인 노동당과 합의안에 대해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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