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 유해 발굴지역인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한 문화재 분포·현황 조사에서 태봉국 철원성의 방어시설이자 궁예가 군마 조련 시설로 지었다고 구전으로만 전하던 ‘중어성’으로 추정되는 석축(石築)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16∼18일 화살머리고지에서 진행한 문화재 분포·현황 조사를 통해 작업도로 인근에서 잔존 길이 약 20m인 현무암 석렬을 확인하고 유물 10여 점을 수습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단은 화살머리고지를 에워싼 역곡천 건너편 약 600m 지점에서 중어성으로 추정되는 현무암 석축(石築)을 확인했다. 전설 같던 ‘중어성’은 지난 2008년 발간된 ‘군부대 문화재조사 보고서’를 통해 철원지역에 동서 30m, 남북 20m 정도 규모의 석축이 발견된 것으로 존재가 알려진 후 11년 만에 추가 발견이 이뤄졌다.
조은경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현무암 석렬은 3∼5단으로 쌓여 있었는데 지뢰매설지역이라 접근이 어려워 더 접근할 수는 없었다”면서 “2008년에 발행한 보고서에는 없는 유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 등 관련 부처가 협력하고 지뢰제거작업 등이 이뤄지면 태봉국 철원성을 포함한 중어성 조사 작업이 추가로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화살머리고지 주변 도로 부근에서는 잔존 길이 약 20m인 현무암 석렬이 발견됐고, 15세기 무렵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분청사기 계열 대접 조각 1점과 고려시대 혹은 조선시대에 만든 도기 조각들, 소토(燒土·구운 흙)가 발굴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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