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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_창업을_응원해] "깨끗한 고소득 알바, 극한알바가 전해드립니다"

■최보연 머메이드컴퍼니 대표

토킹바 등 유흥업 원천 배제

알바 공고 등록비도 낮춰

구인·구직자 매칭가능성 높여

정부 일자리사업 컨설턴트 출신

"일한 만큼 받는 알바문화 추구"

아르바이트 포털을 이용해본 사람이라면 유흥업소 종업원을 구하는 공고가 많이 나와 당황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시급이 꽤 높은 아르바이트 공고다 싶으면 ‘귀한 바텐더님 모십니다’ ‘편한 직장에서 일하실 바텐더 모집’과 같은 설명이 눈엣가시처럼 밟혔을 터. 그렇다고 다른 아르바이트로 눈을 돌리면 대개 주 5일 내내 일과시간을 써야 하는 일자리이거나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만 주는 공고인 경우가 많다.





머메이드컴퍼니는 ‘깔끔한’ 고소득 아르바이트만 콕 집어서 제공한다는 취지로 포털 사이트 및 애플리케이션 기반 구인·구직 플랫폼 ‘극한알바’를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최보연(35·사진) 머메이드컴퍼니 대표는 6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극한알바는 시급 1만5,000원 이상 일자리만 모아놓은 플랫폼”이라며 “판매직이나 외식업 등 특정 업종 관련 일자리만 취급하는 구인·구직 플랫폼은 있지만 고소득 아르바이트만 겨냥한 건 머메이드가 처음일 것”이라고 소개했다.

◇구인·구직자의 정보 비대칭성 해소=극한알바의 핵심 콘셉트는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둘러싼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선 크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극한알바에 올라오는 아르바이트가 ‘실제로’ 깨끗한 일자리여야 할 것. 그리고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점주를 유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선 유흥업 관련 구직공고를 철저히 배제했다. 대형 구인·구직 플랫폼에 올라온 고소득 아르바이트 중 상당수가 노래방 종업원 등 유흥업 관련 일자리인 경우가 많아 구직자 입장에서 높은 시급을 받는 일자리를 구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했다.

“실제로 한 아르바이트 포털에 시급이 1만1,000원 이상인 일자리를 검색해보니 99.8%가 유흥업소 관련 광고였어요. 다른 사이트에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보니 80% 이상이 토킹바 등과 관련된 구인공고였습니다. 기준을 1만5,000원으로 높여서 검색했다면 훨씬 더 높은 비율로 유흥업소 광고가 나왔을 겁니다.”

극한알바 홈페이지 메인화면./극한알바에서 캡쳐


부가적인 기능도 마련했다. 사용자의 위치 근처에서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제공하는 점포를 지도에 뜰 수 있게끔 한 게 대표적이다. 가령 최저임금보다 두 배 많은 임금을 주면 파랑색, 세 배 더 주면 노랑색, 다섯 배 더 주면 빨강색으로 표시하는 식이다. 아울러 구직자가 자신의 특징을 설정해놓으면 그에 맞는 일자리를 따로 소개할 수 있도록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구인 광고비용을 기존 업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춰 고소득 아르바이트 채용 수요가 있는 중소기업·자영업자를 유인한 것도 특징이다. 국내 대형 아르바이트 포털 메인화면에 공고를 노출하려면 한 달 기준 200만~350만원을 지출해야 한다. 최 대표는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입장에선 비용 부담 때문에 메인화면 노출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돈을 조금 덜 쓰자니 광고효과가 확 떨어지고, 돈을 내지 않으면 유흥업소 관련 정보에 묻혀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짚었다.

이처럼 고소득 아르바이트의 다수를 차지하는 유흥업소를 배제하고 구인 광고비용까지 낮추면 한 가지 약점이 생긴다. 기존 사이트보다 현금흐름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 대표는 극한직업 플랫폼에서의 아르바이트 ‘수요’와 ‘공급’ 모두 끌어올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

“보통 저희 사업모델에 대해 ‘이렇게 구인 광고비용이 낮으면 돈 어떻게 벌 거냐’ ‘아르바이트 플랫폼이 불법유흥 공고를 그대로 놔두는 것도 결국 돈 때문인데’ 등의 질문을 받곤 합니다. 그러나 플레이스토어 등에 올라온 아르바이트 구직 앱 리뷰 등을 보면 ‘유흥업 좀 빼달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유흥업을 빼는 게 단기적으로 손해일 순 있지만 장기적으론 사람들이 분명히 원하는 방향이라는 생각입니다.”

‘고소득 아르바이트’를 추구한다는 특징 때문에 플랫폼을 연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이색 아르바이트가 상당히 올라왔다. 체취를 연구하는 업체인 윤미경연구소에서 올린 공고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에선 최근 땀 냄새나 방귀 냄새 등 각종 체취를 연구하고 이를 차단할 제품을 개발할 목적으로 ‘체취가 심하신 분을 찾는다’는 게시물을 극한알바에 올렸다. 당시 아르바이트비는 건당 10만원. 윤미경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머메이드컴퍼니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극한알바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로 했다. 최 대표는 “이별대행 아르바이트나 등하교 도우미를 구하는 게시물이 올라오는 등 다양한 범주에서 아르바이트가 들어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보연(오른쪽 첫번째) 머메이드컴퍼니 대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정부 일자리 지원사업 관련 담당자로 커리어를 쌓았다. 사진은 지난 2015년 한 공공기관에서 최 대표가 장년인턴 취업지원제와 관련해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사진제공=머메이드컴퍼니


최보연 머메이드컴퍼니 대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정부 일자리 지원사업 관련 담당자로 커리어를 쌓았다. 사진은 최 대표가 한 공공기관에서 부스를 마련해 일할 당시 모습./사진제공=머메이드컴퍼니


◇정부 일자리 지원 사업 담당자로 일하며 떠올린 아이템=
그가 고소득 알바로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2015년 즈음이었다. 최 대표는 “각종 공공기관에서 정부 일자리 사업을 중소기업에 소개해주는 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게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최 대표가 정부 일자리 사업 관련 담당자로 일한 건 2013년부터였다. 그는 2013~2017년 동안 총 3개의 공공기관과 1개의 컨설팅 업체에서 이 일을 했다.



최 대표는 청·장년취업인턴제 상담을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모든 일자리 지원 사업을 모조리 공부했다. 다른 일자리 지원 사업과도 비교해야 정확한 상담을 해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최 대표는 “상담 차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걸어오시는 전화를 한 번에 서너 개는 잡고 살 정도로 바쁜 나날의 연속이었다”라며 “덕분에 정부 일자리 관련 사업에는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노력은 실적으로 나타났다. 그는 “당시만 해도 그 기관이 관련 일자리 사업 성적이 안 좋아서 고용노동부에서 아예 ‘너네 이 일에 손 떼라’고 할 정도였다”며 “근데 제가 들어간 이후 반 년 만에 이 사업을 하는 다른 200여 공공기관 중 내가 속해 있던 기관이 1위를 했다”고 떠올렸다.

그의 커리어는 의외에 곳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난해 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청창사)에 8기로 입학하면서다. 2017년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한 스타트업 창업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고자 막 청창사에 입학했을 때였다.

예비·초기 창업자들이 모인 곳인 만큼 청창사에는 일자리 지원 사업과 관련해 최 대표에게 문의하는 사람이 많았다. 최 대표는 “인건비 지원 사업 이슈와 관련해 동료들에게 상담을 해주는 일이 꽤 많았다”며 “중진공에서 ‘너 이후에 생각 있으면 중진공에서 일해봐’라는 제안까지 받았다”고 웃어 보였다.

◇“열심히 일한 만큼 받아야 극한알바다”=최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높은 소득을 주는 일자리 플랫폼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내 아르바이트는 물론이고 해외 아르바이트와 직업소개소까지 중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방침이다. 최근엔 호주 아르바이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회원 서비스 지원기관인 유나이티드 코퍼레이트 그룹(United Corporate Group)과 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고소득 단기 일자리를 ‘극한알바’라고 명명했을까. ‘일한 만큼 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 대표는 극한알바에 등록된 일자리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건강검진을 제공하기 위해 IMC 건강검진센터와 함께 협업할 방침이다.

“지상파에서 ‘극한알바’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나름 유명세를 탔잖아요. 근데 ‘극한알바’의 기준이 뭐냐고 하면 말하기가 모호한 게 사실이에요. 육체적으로 힘든 것만 힘든 게 아니고 지루하기만 한 것만 힘든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핵심은 어떤 사업주든 이유 없이 돈을 많이 주진 않는다는 데에 있다고 봤어요. 극한알바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입니다. 일이 엄청 힘든데 돈도 안 준다고 하면 그건 극한알바가 아니라 노동착취 아닐까요?”

최 대표는 오는 10월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추가하며 본격적인 플랫폼 확장을 꾀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향후 플랫폼에 게임 관련 요소를 추가하는 한편 해외 고소득 일자리 정보도 제공해 ‘극한알바’의 영역을 더욱 확장, 강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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