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중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 인상이 발효한 지난 10일 오전0시1분(미국 동부시각) 직후 상무부가 “반격하지 않을 수 없다”는 성명을 낸 후 잠잠하다. 구체적인 조치의 내용과 시점은 내놓지 않았다. 과거 미국에 맞춰 꼬박꼬박 보복관세를 부과한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대신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를 통해 결사 항전을 다짐하고 있다. 베이징의 소식통은 “미국에 일격을 맞은 중국이 다음 수를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일단 지금까지 거론된 중국 측 보복수단은 관세 부과나 대두를 중심으로 한 농산물 수입 중단, 더 나아가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매각을 통해 금융시장을 흔드는 방법 등이다. 다만 이는 모두 무역전쟁의 전면 확전을 각오해야 하는 것으로 경제성장률 ‘바오류(保六·6% 이상)’ 확보와 사회 안정을 위해 조속한 종전을 추구한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 중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특히 중국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내부 반발이다. 중국 내 보수 강경파인 ‘잉파이(매파)’는 물론 경기둔화에 시달리는 일반 국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여론의 반발을 예방하기 위해 무역전쟁에 대한 언론보도를 강력히 통제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무역협상과 관련해 각 매체와 온라인미디어에 정부가 제공한 자료만 사용하라는 지침을 하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오는 15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문명대화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통해 무역전쟁 관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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