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 액수가 3월 역대 최고치를 보인 데 이어 지난달에도 이를 경신하며 처음으로 7,000억원대를 나타냈다. 올 1~4월 중 3월을 뺀 매달 전년동월대비 3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대폭 늘고 상·하한선을 꾸준히 늘린 데다 일반적으로 3·4월에 구직급여 지급액수가 높은 게 이유로 꼽히지만 여전히 고용 사정이 좋지 않음을 드러낸 신호로도 해석된다.
고용노동부는 14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9년 4월 노동시장 동향’에서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이 전년동월대비 35.4% 늘어난 7,382억원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최근 2년간 지급된 구직급여 액수의 증가율을 보면 지난해 7월(37.3%)·10월(60.4%)·11월(39.6%), 올 1월(38.8%)에 이어 5번째로 높다. 지난달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2% 늘어, 52만명을 보였다.
고용부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이렇게 늘어난 데 대해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 고용보험 가입 대상을 넓히면서 가입자가 대폭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한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361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 늘었다. 서비스업과 여성 가입자를 중심으로 3월에 이어 2개월 연속으로 50만명 이상 증가했다. 서비스업에서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919만명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5.7% 늘었다. 여성 가입자 수도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은 5.7% 증가한 31만3,000명이다. 제조업 가운데는 구조조정 중인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운송장비업의 가입자가 1,300명 늘며 2016년 4월 이후 3년여만에 처음 증가세로 돌아섰다. 2016년 수주 감소의 여파가 줄어든 데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수출 등 업황 회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둔화하며 건설일용근로자를 중심으로 구직급여의 수급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풀이된다. 건설시장 규모를 나타내는 전국의 건설 기성액은 올 1·4분기 24조7,41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29% 감소했다. 건설업 구직급여 수급자도 전년 동월 대비 32.7% 증가한 6만3,000명이다. 그 외 최저임금이 인상되며 구직급여의 상·하한액이 높아진 것도 구직급여 지급액 증가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김효순 고용부 고용지원정책관은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 당연히 구직급여 수급자도 늘어나는데, 주로 늘어난 서비스업, 여성층은 입직과 이직이 굉장히 활발하다”며 “사실상 ‘고용률이 떨어진다.’, ‘실업이 증가한다.’ 이런 식으로 연계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세종=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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