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내년도 글로벌 총생산이 4,500억달러(약 530조원)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IMF는 오는 8일부터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앞두고 이같이 추산했다. 관세 인상과 보호무역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 위축, 교역량 둔화 등으로 줄어드는 총생산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을 0.5% 떨어뜨릴 것이라는 게 IMF의 분석이다. 이는 G20 회원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GDP를 웃도는 규모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무역갈등에 대해 큰 우려를 갖고 있다”면서 “우리의 시급한 우선순위는 현재의 무역긴장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보호무역 조치들은 경제성장과 일자리뿐 아니라 저소득 가구들에 충격을 가하게 된다”면서 “최근에 부과된 무역장벽을 제거하고 어떤 형태의 추가적인 장벽도 피해야 한다. 자해적인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세계은행은 지난 4일 미중 무역전쟁의 격화 속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연초에 예상했던 2.9%보다 0.3%포인트 낮은 2.6%에 그칠 것이라는 수정 전망치를 제시했다. 전 세계 교역량도 올 초 3.6% 증가에서 2.6% 증가로 크게 낮춰 잡았다.
이와 별도로 IMF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3%에서 6.2%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은 6.0%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총재도 6일 기자회견에서 “보호무역주의의 위협과 신흥시장의 취약성 증가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하향할 수 있다”며 “경기 둔화 대응을 위해 필요하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ECB는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 1.1%에서 1.2%로 올렸지만 내년은 기존 전망치 대비 0.2%포인트 내린 1.4%로 하향 조정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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