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이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김세연 원장의 의해 공론화하고 황 대표 본인이 종로 출마 여부를 당에 일임하면서 ‘정치 1번지’ 종로를 둘러싼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9일 국회 등에 따르면 한국당 내에서 황 대표는 물론 김태호 전 경남지사도 종로에 출사표를 던질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다음 총선에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황 대표의 종로 출마설이 불거진 것은 김세연 원장에 의해서다. 그는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황 대표가) 종로로 출마하는 게 가장 정공법”이라고 못 박았다.
황 대표는 이를 두고 “당의 입장에 따라 결정한다”는 모호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으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여야 예비 대권 주자가 맞붙는 ‘빅매치’를 기대하는 눈치다. 막말 논란, 국회 파행 책임론 등으로 30%를 웃돌던 지지율이 다시 20%대로 회귀하는 등 당이 위기에 직면할수록 황 대표가 종로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세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선거를 치른 경험이 없는 황 대표가 대선 후보가 되려면 정치 1번지에서 경쟁력을 검증받아야 한다는 논리도 있다.
김 전 지사의 경우 앞서 주소지를 서울 종로구로 옮겼다고 알려지면서 종로를 지역구로 다음 총선을 준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여권에서는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대항마로 이낙연 총리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임 전 실장의 경우 앞서 정 전 의장에게 찾아가 종로로 이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찌감치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여권 대선 주자 선호도 1위인 이 총리는 경쟁력을 검증받기 위해 종로 출마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정 전 의장이 재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변수로 꼽힌다.
복수의 정치계 관계자는 “거론된 인물 하나하나가 거물이라 누가 나온다고 해도 격전이 예상된다”며 “그만큼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종로에 누가 출마할지를 두고 여야 양 진영이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여야 후보군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며 “종로라는 지역이 정치적 의미가 큰데다 거물급 후보가 나선 선거라 패배에 따른 충격이 작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안현덕·김인엽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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