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산 갈마 해안관광지구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8일(현지시간)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관광지구 완공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통치자금인 외화수급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의 북한 관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만큼 김 위원장은 관광산업을 통한 외화확보 구상을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해 6월 3차 북중 정상회담 때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인의 북한 관광을 적극 요청해 중국이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도 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이날 강원도 원산 일대에 대한 현장 르포기사를 통해 북한이 관광지구 완공을 위해 노동자들을 24시간 교대근무시키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이 관광지구에는 호텔, 놀이시설, 해변 길, 수상공원 등 연간 10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리조트 단지가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주 찾는 플로리다 팜비치의 호화리조트 마러라고(Mar-A-Lago)와 비교하면서, 북한의 김씨 일가가 수십 년 동안 원산의 휴양시설에서 제트 스키와 요트를 타고 호화 연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현장을 취재한 기자를 안내한 북한 측 관계자는 “최고영도자(great Marshal) 김정은 동지의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24시간 교대근무를 완수할 정도로 헌신적”이라고 밝혔다고 매체는 전했다.
미국이 제재위반 혐의로 북한 선박인 와이즈 어니스트호를 압류하는 등 북한의 자금줄을 직접 조이면서 김 위원장은 난국을 타개할 방안으로 관광산업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북한은 최근 관광산업 진흥뿐 아니라 외화확보에 도움이 되는 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직접 관람하며 비판한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 역시 외화벌이를 위한 북한의 주요 관광상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전문여행사에 따르면 공연 관람료가 우리 돈으로 100만원에 이르는 것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노력으로 최근 북한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해 김 위원장의 외화확보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달 24일 중국 국가여유국을 인용해 “지난해 북한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총 12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50% 급증한 수치라고 RFA는 전했다.
한편 관광지구의 완공은 내년 노동당 창건기념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에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이루지 못했다. 북한은 올해 10월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로 완공기한을 한 차례 늦춘 데 이어 다시 내년 노동당 창건기념일로 연기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wipark@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