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치적·외교적 해법을 마련하고 협상력을 가져가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만큼은 최대한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문 대통령이 직접 강 대 강 대치로 끌고 가는 것은 일본 정부 입장에서 오히려 꽃놀이패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15일 문 대통령은 일본 정부에 “결국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을 경고한다”고 경고했다.
나 원내대표는 “(강경발언이) 정권의 정신승리에는 도움이 될는지 모르지만 오히려 사태해결은 요원해진다”며 “거친 설전과 다툼은 외교 라인 또는 각 부처에 전적으로 맡기고 대통령은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가 여러 방법을 내놓지만 WTO 제소 등도 실질적으로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려 그 사이에 우리 기업의 경쟁력은 무너질 수 있다”며 “일부 조사에 의하면 우리 수출 피해가 일본에 비해 270배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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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의 소재·부품 국산화 등의 발언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나 원내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경쟁력 강화”라며 “현 정부가 유지하고 있는 소득주도성장과 반기업 정책의 폐기 없이는 산업경쟁력이 강화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돈을 쏟아붓는다고 해서 기술이 저절로 개발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 여건을 정부가 마련해줘야 한다”고 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국회 의사일정 합의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추가협의가 없었다”며 “번번이 여당의 제스쳐(몸짓)를 기다려도 (취하지 않고) 내가 먼저 제스처를 취해도 안 된다”고 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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