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수입 승용차 판매대수는 총 10만9,31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들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의 여파로 신차 수요가 위축된데다 차량 인증 강화에 따른 물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탓이다.
6월 수입차 판매는 1만9,3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올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이 줄어든 것은 일부 브랜드의 물량 부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월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가 6,632대로 가장 많았고 BMW 3,292대, 토요타 1,384대, 렉서스 1,302대, 지프 939대, 볼보 871대, 포드 833대, 혼다 801대, 폭스바겐 628대 등의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유럽이 1만3,510대로 가장 많았고 일본(3,946대), 미국(1,930대)이 뒤를 이었다. 6월 베스트셀링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 E300(1,158대),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921대), BNW 520(788대) 순이었다.
수입차 업계는 올 하반기부터 물량 부족 문제가 점차 해결되며 수입차 판매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수입차 업체들은 하반기 경쟁력 있는 신차를 대거 선보이며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선봉은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를 잡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맡는다. SUV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UV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절반에 육박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SUV와 밴형 차량을 합한 레저용차량(RV) 비중이 46.9%에 달했다. 전체 승용차 판매는 61만2,043대이고 이 중 SUV는 25만7,380대, CDV는 2만9,375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도 세단 모델에서 SUV 중심으로 재편되는 추세”라며 “최근 SUV 판매 증가세를 보면 올해 안에 RV 비중이 50%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의 인기는 두드러진다. 올 들어 5월까지 RV 판매는 3만3,015대로 승용차(8만9,928대)의 36.7%에 달했다. 이 중 SUV가 3만2,167대다. 승용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어들었지만 SUV 판매는 거의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SUV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수입차 업체들은 하반기 SUV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BMW는 럭셔리 부문 첫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 뉴 X7을 선보인다. BMW의 SUV 라인업인 X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답게 넓은 실내공간과 최고급 인테리어,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춘 게 특징이다. 또 첨단 파워트레인과 새시 기술을 통해 탁월한 오프로드 주행 성능과 안락한 승차감, 민첩함을 갖추고 있다. 뉴 X7에 탑재된 모든 엔진은 유로6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고 8단 스텝트로닉 자동 변속기가 장착된다.
볼보는 베스트셀링 SUV 라인업인 XC 시리즈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과 XC60, XC40은 올 들어 6월까지 3,570대가 팔렸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 늘어난 수치다. 신형 크로스컨트리(V60) 등 CC레인지의 올해 판매량도 972로 전년 동기 대비 87.3% 증가했다. 볼보는 이들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마세라티 르반떼 GTS는 럭셔리 SUV인 르반떼에 V8 엔진을 얹은 모델이다.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GTS의 530마력 V8 엔진을 재설계해 최고 출력 550마력, 최대 토크 74.74kg·m의 엄청난 성능을 자랑한다. 4.2초 만에 시속 100㎞까지 도달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292㎞에 이른다.
캐딜락도 국내 시장에서 SUV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어반 럭셔리 SUV XT5와 초대형 프레스티지 SUV 에스컬레이드가 인기를 끌며 상반기 전체 판매량의 45%를 SUV가 차지했다. 그간 세단으로 대표됐던 캐딜락은 SUV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고 있다,
지프는 플래그십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의 기존 라인업을 확장해 2019년식 써밋 3.6 가솔린 모델을 선보였다. 그랜드 체로키는 럭셔리 세단 수준의 온로드 주행 성능과 강력한 오프로드 주파력을 모두 갖춘 프리미엄 SUV의 대표 모델이다. 올 상반기 판매량은 97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5% 증가했다.
링컨의 준대형 SUV 노틸러스는 넉넉한 적재 공간과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춰 가족여행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848mm에 달하는 휠베이스를 갖춘 노틸러스는 넓은 실내 공간이 강점으로 1열과 2열의 여유로운 레그룸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2열에는 성인 3명이 탑승해도 불편함이 없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 1,053리터의 용량을 갖췄다.
SUV가 대세라지만 고급 세단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역시 적지 않다.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는 국내 출시 3년여 만에 10만대 판매를 달성한 대표 세단이다 . 10세대 E-클래스(W213)는 탁월한 안전성과 역동적인 주행성능, 최첨단 주행보조 시스템과 편의사양 등을 두루 갖춰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1위 자리를 줄곧 지키고 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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