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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추경에 정치권 힘모아줘야"...與 "내달 반드시 처리"

■文대통령, 與원내대표단 초청 오찬

文 "국민과 함께 분노해야겠지만, 협치로 희망 드려야"

與. 헤이그 특사까지 언급 "부당함 알려야"

與 "황교안, 자책골·팀킬 멈추라"

野 "철없는 친일프레임 그만" 공방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원욱(오른쪽부터) 수석부대표, 문 대통령, 이인영 원내대표, 서삼석 부대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오찬을 겸한 상견례를 갖고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해 “국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에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경제 한일 대전’ ‘제2의 독립’, 그리고 ‘헤이그특사’까지 언급하며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부응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오찬에서 “(정치권이) 추경이나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는 일본 수출규제와 추경 처리 관련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경제 한일 대전이 시작됐는데 대통령께서 중심을 잡고 대처해주셔서 국민들이 든든해한다. 우리도 이 문제를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의원도 “일제 침략에 맞서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달려가 부당성을 알렸던 것이 100여년 전 일이다. 그때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등을 통해 일본의 부당함과 우리의 정당성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번에야말로 제2의 독립, 단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거듭된 추경안 처리 요청에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8월 내 추경 집행’을 약속하기도 했다. 또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하반기에 국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재정 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며 문제 제기를 한다”면서 조속한 추경 처리를 촉구했다. 이에 윤후덕 의원은 이날 “추경이 불발되면 어떻게 하나,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이 크다”며 “8월에는 추경을 반드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 오기 전에 추경이 해결됐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지난 18일에 있었던 대통령-5당 대표 회동에서 여야가 추경에 뜻을 모으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만 청와대는 일각에서 제기된 야당 대표와의 1대1 회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1대1 회동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 방법인지 되묻고 싶다”며 “그런 문제들은 결국 국회 내에서 여야 간 협의를 통해 풀어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회동에서 오간 말들이 무색하게 국회는 파행 장기화를 각오한 듯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며 ‘친일’ 공방을 이어갔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이 같은 ‘친일 논쟁’이 각각의 지지층 결집을 위한 총선 전초전 성격을 띤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날 자유한국당을 ‘빌런(악당)’에 비유하며 국민 공감 제로 정당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적극적 대처를 위해 추경 처리를 국회가 당장 서둘러야 한다”며 “한국당이 젊은이들 표현대로 국회 빌런, 추경 빌런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향해서는 “총성 없는 경제전쟁을 하는 우리 정부 등 뒤에서 자책골 또는 팀킬 행위를 멈추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정부 여당이 야당에 ‘친일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별다른 대응책도 없고 반일 감정을 자극해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여당을 향해 “철없는 친일 프레임에나 집착하는 어린애 같은 정치는 멈추고 현실을 직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극일할 의지가 있는지, 방법을 아는지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하우투(how to)”라며 “단기적 해법과 중장기적 처방도 구분하지 못하고 순서도 방법도 틀린 채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정연·양지윤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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