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재판중인 고유정(36)이 피해자 유족이 법원에 청구한 친권상실 소송을 기각해달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지방법원과 피해자 유족 측의 법률대리인 강문혁 변호사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달 31일 피해자 유족이 고유정의 아들(6)에 대한 친권상실 선고 및 미성년 후견인 선임을 요구하는 청구소송과 관련 ‘청구인의 청구를 기각하라’는 답변서를 제주지방법원에 우편으로 제출했다. 고유정은 심판비용도 청구인에게 부담시켜 달라는 내용을 덧붙였다.
그러나 답변서에 ‘청구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은 추후에 제출하겠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유정에게 살해당한 전남편 강모(36)씨 유족은 지난 6월 18일 친권상실 선고 및 미성년 후견인 선임을 요구하는 심판청구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유족 측은 “친권자에게는 민법상 자녀 거소지정권과 징계권, 대리권까지 포괄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고유정과 같이 잔혹한 패륜 범죄를 저지른 자의 경우 친권을 상실시킬 필요성이 매우 크다”며 “하루빨리 고유정 친권이 상실되고 후견인이 선임돼야한다”고 주장했다. 후견인으로는 전 남편 강씨의 남동생을 선임해달라고 청구했다.
법원은 현재 가사조사관을 통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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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에는 고유정과 현 남편의 문자메시지 내용 일부가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현 남편의 아들 A군이 숨지기 6개월 전부터 주고받은 문자에는 고유정의 폭력적인 성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고유정은 문자로 “다 죽이고 끝내겠다”거나 “지옥에서도 다시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협박성 문자를 수시로 보냈다. 현 남편은 “(고유정이) 칼을 들고 ‘너 죽고 나 죽자’ ‘행동으로 보여줄게’ 이런 말들을 해서 제가 제압했던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 2월 두 번째 유산 뒤에는 감정기복이 더 심해져 A군이 숨지기 닷새 전 “너는 지금 내 끝을 건드렸다. 후회해라. 사람이 죽어야 끝난다” “너의 희생과 감정 배려는 오직 네가 가족이라 생각하는 2명에게 뿐”이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 한 펜션에서 전남편 강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상진기자 csj84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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