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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의 고백 "DHC TV 몰래 즐겨본다"

지난해 8월 DHC TV 직접 출연해 밝혀

총리 관저로 제작진 직접 불러 인터뷰 진행

방송 출연 이후 "우파 언론과 유착" 지적

DHC TV 방송에 출연한 아베 일본 총리 /DHC TV 캡처




“한국 없다고 곤란해질 나라 없다”, “한국 불매운동 어리석다”

한국을 향한 막말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DHC 텔레비전에 과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직접 출연해 “DHC TV 방송은 몰래, 아주 진하게 보고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남다른 사랑을 전했던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아베 총리의 DHC 텔레비전 출연 이후 일본 매체들과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우파 언론과 유착한 아베”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9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영된 DHC 텔레비전의 뉴스 프로그램 ‘도라노몬 뉴스’ 오프닝에서 진행자들은 “드디어 이런 날이 온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남자 진행자는 “방송 진행 3년 반 만에 처음으로 엄청 긴장했다”며 “오늘 특별 게스트는 바로 아베 신조 총리”라고 소개했다.

두 진행자가 서 있는 곳은 바로 일본 총리 관저였다. 방송 진행자들은 아베 총리 등장 전 관저 내부를 둘러보는데 한쪽 벽면에 걸린 36명의 일본 총리 사진 중 이토 히로부미를 보고선 특별히 감동을 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 카메라도 이토 히로부미를 특별히 클로즈업했다. 이어 등장한 아베 총리는 환하게 웃으며 두 진행자와 악수를 나눴다. 무거운 시사 문제를 다루는 DHC 텔레비전의 인터뷰 코너임에도 아베 총리의 표정과 자세는 무척 편안해보였다. 그는 인터뷰 도중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골프 회담 뒷이야기라든지, 자신의 어릴 적 꿈이 영화감독이었다는 사실 등을 편안하게 얘기했다.

조선을 침략해 을사늑약을 강요하고 고종을 강제로 퇴위시켰던 이토 히로부미를 클로즈업한 DHC TV


아베 총리는 그 과정에서 DHC 텔레비전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표현했다. 아베 총리는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DHC 텔레비전을) 몰래 챙겨보고 있다, 아주 진하다”고 말했다.

당시 이 발언은 아베 총리에 비판적인 일본 매체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방송을 지켜보던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아베가 총리 공관에서 도라노몬 뉴스와 생중계 방송을 하고 있다, 전대미문이다”라면서 “아베가 ‘이 방송을 몰래 지켜보고 있다, 아주 진하다’라고 말했다,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는 “도라노몬 뉴스가 어떤 매체인지 일본 언론 이상으로 외신들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총리 공관에 초청해 출연을 했다면 실소를 넘어 조소의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인터뷰 방송 시기(2018년 9월 6일)도 문제가 됐다. 생중계 방송이 시작함과 동시에 홋카이도에서 규모 6.7의 대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지진으로 41명이 목숨을 잃고 295만채가 정전이 되는 초유의 ‘블랙아웃’이 발생했지만 인터뷰 영상이 방영되면서 아베 총리는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DHC TV 캡처


아베 총리 인터뷰가 방송되고 있는 DHC TV 생중계 부스를 지켜보고 있는 일본 시민들 / DHC TV 캡처


사실 해당 인터뷰는 사흘 전에 촬영해 둔 것이었다. 방송 진행자도 비판을 의식했는지 “해당 인터뷰는 녹화본”이라고 계속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트위터 이용자는 “녹화 당일인 3일에는 태풍이 코앞에 닥쳤던 때다, 재정신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해당 인터뷰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일(2018년 9월 20일)을 앞두고 있던 때였다. 당시 트위터 이용자들은 “토론회는 거부하더니 제멋대로 말할 수 있는 곳에만 자꾸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FOX 뉴스만 좋아하는 게 생각난다. 이런 총리 처음본다. 한심하다”고 했다. 한 정당에선 “아베 총리가 우파 언론과 유착해 우려스럽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해당 방송에서 아베노믹스의 성과와 미국·러시아·독일 등 G7 열강들과의 관계, 북한과 일본인 납치 문제 등에 대해 견해를 밝혔다. 특히 그는 “개헌을 통해 자위대의 정당성을 되찾아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를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 일본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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