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전력을 문제 삼는 야당을 겨냥해 “28년 전 그 활동을 한번도 숨긴 적이 없다”며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야당의 ‘색깔론’ 공세가 연일 강해지자 정면돌파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조 후보자를 두고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국가전복을 꿈꾸는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앉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는 이야기냐”고 지적했다.
조 후보자는 14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면서 이례적으로 야당이 제기한 색깔론 논란에 대해 “과거 독재정권에 맞서고 경제민주화를 추구했던 저의 1991년 활동이 2019년에 소환됐다”며 “(그 활동을) 자랑스러워하지도 않고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회에서 더 소상히 밝힐 수 있지만 약간의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서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는 전날 “할 말이 많지만 인사청문회에서 충분히 답하도록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하루 만에 태도를 바꾼 것이라 주목된다.
다만 조 후보자는 사노맹 논란 확산을 우려한 듯 사노맹 가입 당시 “20대 청년 조국은 부족하고 미흡했다”며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법 집행을 총괄하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당시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부정하기는 힘들다는 고민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는 “뜨거운 심장이 있었기 때문에 국민의 아픔과 같이하고자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조 후보자의 적극적인 해명에 야당이 어떠한 공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3일에도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은 헌법과 법을 지키겠다고 하는 확고한 신념뿐 아니라 그에 맞는 처신과 행동을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부적격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에 필요하면 색깔론 논란에는 적극 대응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의지 표현으로 조 후보자는 “향후 비가 오면 빗길을 걷고 눈이 오면 눈길을 걷겠다”며 “그러면서 저의 소명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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