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점유율 2위인 일본 도시바가 내년 상장을 앞두고 대만 스토리지 업체 인수를 추진한다. 최근 2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도시바가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도시바가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면서 삼성전자(005930) 등 국내 업체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는 대만 기업 ‘라이트온’의 스토리지 사업부 인수에 나섰다. 스테이시 스미스 도시바 회장은 최근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바로 라이트온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라이트온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SSD 브랜드 ‘플렉스터’를 보유했다. 라이트온 스토리지 사업부의 전신은 일본기업인 플렉스터다. 만약 도시바가 라이트온을 인수하게 되면 9년 만에 다시 주인이 일본 기업으로 바뀌는 셈. 도시바의 스토리지 사업 인수는 판매 채널 확장을 통해 낸드 출하량을 높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라이트온이 보유한 델·HP 등 PC 제조사와의 파트너십을 활용하는 한편 데이터센터용 SSD 설계·생산 능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가 오는 10월 ‘키옥시아’로 사명을 변경하기로 한 만큼 소비자용 SSD에 키옥시아 브랜드명을 달아 인지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다.
도시바는 미국 샌타클래라시에서 열린 ‘플래시메모리 서밋’에서 펜타레벨셀(PLC) 낸드를 개발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술력이 뒷받침될 경우 PLC 낸드는 도시바는 수익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칩을 생산해 원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쿼드레벨셀(QLC) 기술을 통해 낸드를 생산하고 있고 SK하이닉스(000660) 또한 지난 5월 QLC 기반 낸드를 출하한 바 있다.
이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도시바가 상장을 앞두고 체질 개선을 하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체질 개선을 통해 도시바메모리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지분을 보유한 SK하이닉스에는 긍정적”이라면서도 “도시바가 낸드 2위인 만큼 1위인 삼성전자는 도시바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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