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대신 영국을 유학 대상지로 선택하는 중국인 학생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가을 영국 대학에 입학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7,740명으로 지난해보다 30.5%(1,810명) 증가했다. 올가을 미국의 대학에 입학하는 중국인 유학생은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타임스는 내다봤다.
타임스는 최근 악화일로인 미국과 중국의 정치·경제 갈등이 학생들의 유학지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브렉시트 투표 이후 1년간 파운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영국은 미국보다 더 매력적인 유학 대상국이 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2017∼2018학년도에 영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중국인은 학부생 4만6,070명, 대학원생 6만460명 등 모두 10만6,530명에 달한다. 10년 전(4만3,530명)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심지어 맨체스터 대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 4만명 가운데 5,000명이 중국인 유학생이다.
영국 대학들도 중국인 유학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브리스틀대, 런던정경대(LSE), 에식스대, 서식스대 등은 중국 유학생들이 학위를 따기 위해 영국으로 들어오는 불편을 줄여주기 위해 아예 중국에서 졸업식을 열고 있다.
중국 남서부 청두 출신의 조지프리(22)는 미국과 중국의 정치적 관계가 유학 대상 국가를 선택하는 데 있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장씨 성을 가진 대학원생 역시 중국 국영 글로벌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미국에 가서 공부하려는 계획에 강하게 반대했다”며 “미국 정부가 스파이 혐의를 핑계로 감옥에 넣을 것을 우려했다”고 강조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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