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를 따라잡기 위한 거대 콘텐츠·미디어 기업들의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콘텐츠 왕국 월트디즈니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가 오는 11월 서비스 출시를 공식화했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애플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텐츠에 7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디즈니플러스가 11월12일 미국과 캐나다·네덜란드에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서비스 개시 일주일 뒤에는 호주와 뉴질랜드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디즈니플러스는 애플TV, 안드로이드 모바일 디바이스, 안드로이드TV, 크롬캐스트 등 거의 모든 전자기기를 통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양대 모바일 운영체계인 구글 진영의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에 호환되면서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4, 로쿠 스트리밍플레이어, 로쿠TV, 엑스박스원(Xbox1) 등 대부분의 기기에 서비스가 제공된다. 다만 아마존 파이어TV가 서비스 대상에서 유일하게 제외됐다.
이날 디즈니는 미국 시장에서 월정액 6.99달러(약 8,460원), 연간 구독료는 69.99달러의 시청료를 받고 디즈니플러스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또 디즈니가 소유한 훌루와 ESPN+를 묶어 월정액 12.99달러에 제공하는 번들 패키지도 내놓는다고 소개했다. 이는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2개 기기 동시 스트리밍 요금제와 같은 수준으로, 디즈니가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를 정조준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디즈니는 ‘어벤져스’와 ‘알라딘’ ‘스타워즈’를 포함한 최신 영화를 독점적으로 스트리밍하며 콘텐츠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애플TV플러스도 스트리밍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리지널 쇼와 영화에 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애플은 콘텐츠 제작에 당초 10억달러를 책정했지만 예산을 확대해 6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실제로 제니퍼 애니스턴, 리즈 위더스푼 등이 출연하는 드라마 ‘더 모닝쇼’에만 수억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회당 1,500만달러의 비용이 들어간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 제작비보다 높은 금액이다.
애플은 이날 2개월 내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며 1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를 출시한 후 매달 새로운 콘텐츠를 추가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FT는 “애플TV플러스 출시는 아이폰에 대한 사업의존도를 줄이고 디지털 미디어 및 클라우드 서비스의 비중을 높이려는 팀 쿡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전략으로 애플은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2020년까지 50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서비스 출시 시기와 요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11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되고 9.99달러의 월정액 요금이 책정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애플TV플러스 론칭 시점을 보면 애플은 기존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를 추격하는 것은 물론 디즈니플러스와도 정면대결을 불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워너미디어의 HBO맥스와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등도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앞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유료 케이블TV 시청을 줄이고 있는 미국 고객들은 이제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에 얼마를 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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