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부정입학 의혹이 확산되면서 대학생·학부모들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학가에서 잇따라 촛불집회가 예고된 가운데 학부모들까지 가세할 경우 파장은 증폭될 모양새다. 특히 2030세대 등 젊은이들의 실망감과 분노가 현 정권으로까지 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 후보자의 진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대학가에 따르면 조씨가 입학한 고려대와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학생들이 23일 촛불집회를 연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 23일 오후6시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연다는 내용의 공지 글이 올라왔다. 22일 조씨의 학위 취소 촛불집회를 처음 제안했던 학생이 집회 주도를 포기하면서 한때 집회 개최가 불투명했다. 이후 자발적으로 ‘총대’를 메겠다는 이용자들이 집행부를 구성하면서 집회가 우여곡절 끝에 열리게 됐다. 고려대 총학생회에서도 조씨 의혹의 대응방식을 두고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학생들도 같은 날 오후8시30분 서울대에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조국 교수 STOP!’이라는 이름의 촛불집회에서 학생들은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및 교수직 사퇴를 촉구할 예정이다. 대학가에서는 정치적 성향에 관계없이 조씨의 논란으로 불거진 불공정함에 대한 분노를 전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조씨는 고교 재학시절 2주 인턴을 하고 영어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논문 게재를 활용해 고려대에 부정 입학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산대에서도 촛불집회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장학금 지급을 둘러싼 의혹을 진상 규명하라는 대자보가 인터넷사이트에 올라와 연대서명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대 인터넷 커뮤니티 ‘마이피누’에는 교수 두 명과 대학 측에 해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대자보’ 가안에 2시간 만에 160여명이 연대 서명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부산대 학생들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조씨의 의혹을 놓고 불거진 분노는 학부모에게도 번지고 있다.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이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준비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모든 학부모와 대학·대학원생들은 허탈과 상실감에 빠져 있다”며 “법무부 장관 후보 사퇴를 촉구하며 로스쿨·의학전문대학원 같은 일부를 위한 잘못된 제도가 고쳐지도록 국민과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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