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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고객예탁금 2.5조 '뚝'...현금 확보하는 투자자들

한일 갈등 등 증시 불확실성 커지자

일 평균 거래대금 석달째 8조원대

MMF 등 현금성 자산에 돈 몰려

전문가들 "당분간 주식비중 축소"





미중 무역분쟁 확대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 여파로 국내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자산을 현금화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늘고 있다. 무역협상 장기화와 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측하는 투자자들부터 발을 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 규모는 지난 23일 기준 23조7,3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초 26조2,500억원에 달했던 자금이 3주 만에 2조5,000억원 넘게 빠진 것이다. 고객예탁금은 주식거래를 위해 고객들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보관 중인 자금인데 통상 고객예탁금이 줄어드는 것은 증시에서 투자자가 이탈하고 있다는 징후로 해석된다.

이를 뒷받침하듯 올 초 9조원대를 웃돌았던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6월 이후 3개월째 8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달 초 일 평균 거래대금이 12조원까지 늘기도 했지만 증시불안에 줄곧 매도물량이 쏟아져 나온 게 원인으로 파악된다. 반면 단기금융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30조원 넘게 늘었고 예금은행의 총예금 잔액 또한 지난해 1,300조원대에서 올해는 1,400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처를 못 찾고 갈 곳 잃은 돈이 점점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이유로는 국내 증시 부진에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었다는 점이 꼽힌다. 코스피지수는 올해 들어만 6% 넘게 하락하는 등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글로벌 주요 증시와 비교해 천양지차다. 특히 지수가 악재에는 민감하게, 호재에는 둔감하게 반응하면서 반등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치는 점점 떨어지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지속되는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대외변수에 특히나 취약한 국내 증시 또한 추가적인 가격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외국인 자금까지 이탈하면서 투자심리는 한층 더 위축됐다. 이미 이달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638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은 이달 중 예정된 MSCI 이머징마켓 지수 리밸런싱 이후 자금을 추가 회수할 가능성이 크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종가기준으로 이뤄지는 리밸런싱은 중국 A주 5%와 사우디아라비아 50%가 편입돼 국내 비중이 줄어든다”며 “지수 내에서 한국 비중은 감소한 상황이나 외국인의 리밸런싱에 따른 매도는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반기 글로벌 증시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전문가들 역시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리라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실적 성장이 예상되는 종목과 함께 기존 현금 비중을 30%에서 40%로 늘리는 조합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자산배분 관점에서 주식과 원자재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고 현금을 비중 확대로 2단계 상향한다”고 밝혔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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