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9월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74차 유엔총회’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유엔총회의 일반토의 기조연설자로 대사급을 통보했다.
일반토의는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대표로 참석해 주제와 관계없이 자신이 알리고 싶은 메시지를 기조연설을 통해 내놓는 자리다. 당초 북한은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한다고 유엔 측에 알렸지만 지난 주 이를 대사급으로 바꿨다. 이로써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가 총회 무대에 나설 전망이다. 기조연설자가 장관급에서 대사급으로 낮아진 것으로 북한의 기조연설은 일반토의 마지막 날인 9월30일에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회원국의 국가원수(대통령이나 국왕), 정부 수반(총리), 부통령·부총리·왕세자, 외교부 장관 등이 맡는다. 북한도 거의 빠짐없이 유엔총회에 외무상을 파견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사급이 유엔총회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릴 가능성이 제기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리용호 외무상 사이의 고위급 회담도 자연스럽게 무산되게 됐다. 리 외무상은 지난 23일 폼페이오 장관의 “강력한 제재” 발언에 “독초”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리 외무상을 파견하지 않은 것은 미국 측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일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토의 연설자는 회의 당일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 유동적인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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