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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도 ‘R 공포’ 강조에 성장률 하향 도미노

해외 IB 다수는 이미 1%대 전망

한은, 내달 금리 인하 가세할 듯

국내 연구기관들이 잇따라 올 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나선 것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조차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를 강조할 만큼 경기 둔화세가 확연하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이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개최 후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중앙은행 수장으로선 이례적으로 “‘R의 공포’가 부쩍 늘어났다”고 직접 경고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 다수가 수출 및 투자가 동시에 감소하는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이미 1%대로 끌어내렸지만 국내 기관들은 정부 눈치를 보며 성장률 하향 조정을 망설여왔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7월 초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8%로 0.4%포인트 낮췄고,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중순 2.2%에서 1.9%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경제 전망을 총괄하는 한은 수장이 지속적인 경기 둔화를 인정하자 일주일 여 만에 국내 연구기관도 해외 IB들에 이어 전망치 하향 수정 대열에 가세했다는 관측이다.

이주열(왼쪽)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홍남기(오른쪽)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친 후 건물을 나서고 있다.




한경연과 현대연에 이어 LG경제연구원이 조만간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며 국책 연구기관인 KDI도 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시간 문제로 그 폭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장은 지난달 23일 기자들을 만나 “불확실성도 높고 불가측한 일이 계속돼 (올 해) 성장률 전망치는 2% 내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혀 1%대 성장률 제시 여부를 고민 중임을 시사했다.

경제 전문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치가 도미노로 무너지면서 한은은 내달 16일 금통위에서 기준 금리(1.50%)를 0.25% 포인트(P) 인하하며 경기 대응에 나설 것이 확실시 된다. 일본과 경제 전쟁이 지속 되면서 성장세에 본격적인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18일 기준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에선 이미 금리가 낮은 데다 천문학적인 가계 부채 문제를 고려해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대연은 이날 “통화정책의 경우 ‘유동성 함정’(저금리에도 소비와 투자가 늘지 않는 현상)에 빠져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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