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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욱 베렉스 대표 "5G칩 R&D 총력…매출 2배 넘게 뛰었죠"

3년 전부터 5G 시대 대응 나서

RFIC 특허 앞세워 고객사 확대

대기업 납품…20여개국 수출도

매출 58억서 올핸 130억 전망

자율車·IoT 등 新기술 선뵐 것

이남욱 베렉스 대표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본사 집무실에서 사훈을 소개하고 있다. /이수민기자




“신생기업인 베렉스가 국내외 유수 기업과 무선 통신용 반도체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특허를 바탕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해 왔기 때문입니다.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도 3년 전부터 준비했습니다.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려면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통해 시장에서 실력을 입증하는 게 중요합니다”

베렉스는 통신 기지국에서 활용하는 무선통신 반도체(RFIC) 분야 특허를 다수 확보한 알짜 기업으로 통한다. 기술력으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사업 영역을 넓혀온 베렉스는 5G 시대 개막과 함께 또 한 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8일 서울 강남 대치동 본사에서 만난 이남욱(76·사진) 베렉스 대표는 기술 흐름을 미리 간파하고 일찌감치 준비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3년 전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를 준비한 덕분에 지난해에 비해 올해 매출이 많이 뛰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8월 기준 올해 베렉스 매출은 1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매출(58억원)을 멀찍이 따돌렸다. 연말까지 매출은 13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사업 영역을 다변화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등에서 사업 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특히 안테나 바로 아래 달리는 칩인 신제품 프런트-엔드 모듈은 다양한 통신 플랫폼은 물론 오토바이 헬멧 시장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지금은 탄탄한 벤처로 인정받고 있지만, 창업 당시만 해도 주위 만류가 심했다. 남들은 은퇴할 나이인 환갑이던 지난 2004년 뒤늦게 가시밭길이나 마찬가지인 창업 대열에 뛰어든 탓이다. 더구나 ‘반도체 제조’는 그가 이전에 몸담았던 가전, 컴퓨터 시장과는 다른 영역이었다.

하지만 그는 ‘편안히 안주하는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 여기에는 삼성에서 쌓았던 경험도 작용했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 삼성물산에 입사,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태동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지켜봤다. 이 대표는 “삼성에서 나온 후 ‘미국에서 현지법인을 설립하겠다’는 중소기업들을 도우면서 실리콘밸리에서 컨설팅 사업을 진행했다”며 “그 시절 인연이 닿은 반도체 전문가 유형모 박사(현 베렉스 부사장)와 뜻을 모아 창업까지 오게 됐다”고 회상했다. 무엇보다 오랜 기간 회사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보고 싶은 열망이 컸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베렉스의 강점으로 탄탄한 기술력을 꼽는다. 고객사만도 미국, 중국, 이스라엘, 독일 등 전 세계 20여개국, 490여개사에 이른다. 벤처기업협회에서 선정한 ‘올해의 우수벤처기업’에도 여러 번 이름을 올릴 만큼 시장에서 인정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직원들을 전문가로 성장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이 대표는 “‘인재와 명품, 벤처의 베렉스’라는 비전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있다”며 “임직원 수 25명의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화합물 반도체 기반 집적회로 설계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끊임없는 직무교육, 개별 성과와 회사 매출에 따른 성과급(기본급 최대 300%) 지급 등은 그런 실례다.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확실히 보상한다’는 게 그의 확고한 소신이다. ‘우리에게는 엔지니어가 원하는 특허가 있다’며 단기간에 고객사를 사로잡은 경험담을 전한 이 대표의 눈은 이미 미래를 향해 있다. 이 대표는 “5년 정도 후에는 6G 시대가 올 것”이라며 “남들보다는 빨리 6G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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