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지난달 30일 금통위 회의 후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했지만 중앙은행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R(Recession·불황)의 공포’를 직접 언급하며 차기 금통위에서의 금리 인하를 강하게 시사했다. 당시 7명의 금통위원 중 신인석·조동철 위원은 0.25%포인트 인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최근 시중금리는 미중 무역전쟁을 둘러싼 긴장이 다소 줄어든 여파로 소폭 반등했지만 다음달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기미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4월 이후 6개월째 ‘경기부진’ 진단을 내린데다 소비자물가는 0%에 머물 만큼 낮아 일각에서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과의 경제전쟁 속에 경기부양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문재인 정부도 트럼프 정부처럼 노골적이지는 않아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내심 강하게 바라는 분위기다. 국내외 정치·경제환경이 한은의 다음달 금리 인하에 시계를 맞추면서 금융시장은 이 총재의 다음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경기침체가 확연히 가속화하지 않는 한 이 총재가 올해 마지막이 될 오는 11월29일 금통위에서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연거푸 하향 조정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특단의 카드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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