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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 '성폭행·의문사' 등 경찰 만행에 2㎞ 인간띠 시위

3일(현지시간) 홍콩의 타이쿠 역 주변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자들이 방패를 든 경찰에 맞서 우산을 세워 들고 있다./연합뉴스




홍콩 시민들이 현지 여대생의 성폭력 피해 폭로 및 15세 소녀 의문사를 계기로 경찰의 만행을 규탄하는 ‘인간띠 시위’를 벌였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홍콩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최근의 이른바 ‘경찰 만행’을 규탄하며 2km 길이 인간 띠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1,000여명 이상의 홍콩 시민들은 19주 연속 주말 집회를 앞두고 11일 밤 타이포 지역에서 이른바 ‘경찰 만행’을 끝낼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번 시위는 지난 10일 홍콩 명문 중문대 학생인 소니아 응이 대학 당국과의 간담회에서 홍콩 경찰에 의한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한 데 따른 것이다.

소니아 응은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 역에서 시위 중 체포됐으며 체포 과정에서 경찰이 자신의 가슴을 세게 쳤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서에서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셩수이, 야우퉁, 정관오 지역 등에서도 시민 수백명이 모여 지난달 실종 신고 사흘 만에 바닷가에서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시신으로 발견된 15세 여학생 천옌린(陳彦霖)을 추모하는 집회를 열었다.

홍콩의 타이쿠 역 주변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도중 한 시위자가 경찰관과 얼굴을 맞댄 채 정면 대치하고 있다./연합뉴스




경찰이 이 여학생을 죽인 것이라는 온라인상의 소문이 확산되고 있지만 경찰은 이를 부인하며 부검 등을 진행했지만 이 여학생의 죽음에 수상한 점은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를 믿지 않고 있으며, 정관오 지역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촛불을 모아 ‘진실’을 뜻하는 한자 모양을 만들기도 했다.

다만 SCMP는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하루 앞두고 대규모 과격 시위가 벌어졌던 지난주 금요일(4일)과 달리 11일에는 시위 참여 인원이 비교적 적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한 홍콩 시위자가 정부의 복면금지법 시행에 반대해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


이러한 가운데 홍콩 인터넷상에서는 12일과 13일, 침사추이, 사틴, 코즈웨이베이 등에서 열릴 시위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는 메시지가 돌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홍콩 시위는 지난 6월 9일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로 촉발됐다.

시위대는 ▲ 송환법 공식 철회 ▲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가람기자 gara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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