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가 자회사를 통해 수입 콩 두부시장을 잠식하자 중소 두부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14일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군인공제회는 100% 출자회사인 엠플러스F&C를 앞세워 초저가 물량공세를 통해 수입 콩 두부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며 “(엠플러스 F&C의) 수입 콩 두부시장 철수를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연식품협동조합은 두부류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1,500여개 중소상공인이 모인 단체다.
연식품조합이 발끈하고 나선 배경은 군인공제회가 100% 출자해 지난 2015년 설립한 엠플러스F&C가 두부, 콩나물, 피복, 제화시장에 진출하면서다. 자본금은 5억원으로 전신은 두부사업을 하던 제일F&C다. 군인공제회가 투자 후 사명을 엠플러스F&C로 바꾼 후 국내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수입 콩 두부 시장을 잠식하자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국내 두부 시장 전체 규모는 국산 콩 2,000억원, 수입 콩 5,000억원으로, 엠플러스F&C는 국산 콩에서 연간 210억, 수입 콩에서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엠플러스F&C의 수입콩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으로 미미하지만, 수입 콩 사용량은 2016년 739톤에서 지난해 1,103톤으로 급증했다. 특히 엠플러스 F&C의 작년 매출액(514억원) 가운데 두부 사업이 260억원으로 절반을 차지하면서 중소 두부 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시장 지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엠플러스F&C가 군납이나 학교 급식에 두부 제품을 납품하는 것에서 벗어나 대형마트 등 리테일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연식품조합이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식품조합측은 “엠플러스F&C가 민간 식자재 업체를 통해 전국적 판매망을 확장해나가고 있다”며 “(엠플러스F&C는) 국산 콩 두부를 통한 군납 시장 외에는 진출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엠플러스F&C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엠플러스 F&C는 해명자료를 통해 “자본력으로 두부시장을 왜곡·교란한다는 연식품조합 측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기업, 중견기업 대상인 단체급식업체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을 뿐 생계형 소상공인이 경쟁 중인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은 진출 계획이 없다”고 해명했다. 일부선 연식품조합측이 엠플러스F&C의 단기 급성장에 과민반응을 보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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