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성 고용지표가 최근 10년간 꾸준히 개선됐음에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 등은 선진국과 큰 격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육아기 여성 고용률의 경우 선진국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30-50클럽’ 7개국의 여성 고용지표 6개를 분석한 결과 생산가능인구수와 경제활동참가율, 취업자수, 고용률 등 4개는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고 21일 밝혔다.
30-50클럽은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국가를 말한다.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한국 등 7개국이 이에 해당하는데 지난 10년간 여성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은 한국이 13.9% 증가해 가장 높았다. 이어 이탈리아(8.3%), 영국(8.1%), 프랑스(5.4%), 독일(4.7%), 일본(4.3%), 미국(3.6%)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취업자 수 증가율도 한국이 12.7%로 독일(10.2%)과 영국(8.8%) 등을 앞섰다.
다만 경제활동참가율의 경우 한국은 2008년 54.8%에서 지난해 59.4%로 개선됐지만 상위 5개국보다 크게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국은 지난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1위인 독일(74.3%)보다 14.9%포인트 낮았고 5위인 미국(68.2%)과도 8.8%포인트 차이가 났다.
고용률 역시 한국은 지난해 10년 전 대비 3.9%포인트 증가한 57.2%였지만 7개국 중 6위에 그쳤다. 지난해 고용률 1위인 독일(72.1%)과 격차는 14.9%포인트 차이를 보였고 5위인 프랑스(62.5%)보다 5.3%포인트 낮았다. 여성 전체 고용률이 최하위인 이탈리아도 35∼44세 여성 고용률은 한국보다 높았다.
이밖에 지난해 기준으로 7개국의 여성 고용률을 연령대별로 보면 대체로 20∼40대까지 증가하다가 50대 이후에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으나 한국은 30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대거 퇴장하 모양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한국의 35∼39세, 40∼44세 여성 고용률은 각각 59.2%, 62.2%로 7개국 중 가장 낮았다. 1위인 독일과는 약 20%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한경연은 이번 조사결과와 관련해 “30대 후반에서 40대 전반 여성의 급격한 고용률 감소는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로 이어져 장기간 해결되지 못한 채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유연근무제 활성화와 기업의 여성고용 유지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해야 한다”며 “또한, 경력단절 여성의 직업훈련 강화와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 등 재취업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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