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세계 최초로 28GHz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5세대 이동통신서비스(5G) 통합형 기지국을 개발하며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미국·일본 등 전세계 이동통신사들과 잇따라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맺은데다 기술 혁신도 이어가고 있어 통신장비 1위인 화웨이를 제치고 새로운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5G 상용 기지국 중 가장 빠른 통신 속도를 지원하는 28GHz 대역 지원 5G 통합형 기지국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통합기지국은 무선통신부분과 디지털통신부분을 하나로 합친 제품이다. 크기와 무게를 최소화해 가로등이나 건물 벽면 등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시간, 비용도 줄일 수 있다.
특히 올해 초 개발한 28GHz 대역 지원 5G 무선통신 핵심칩과 최근 개발한 기지국용 5G 모뎀칩을 탑재해 최대 10Gbps(다운로드·업로드 합계 기준) 통신 속도를 지원한다. 이는 현재까지 개발된 5G 상용기지국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삼성전자는 통합 기지국을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에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통신사에도 일정 협의를 마치는대로 공급할 계획이다.
관련기사
국내에도 28GHz 통합기지국이 적용되면 통신이용자들이 더 빠른 5G 속도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8GHz을 비롯한 고주파 대역의 전파는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을 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대신 빠른 통신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그래서 산악지형과 같은 장애물이 별로 없고 땅이 넓은 미국은 28GHz 대역 주파수를 기반으로 5G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상용화된 3.5GHz 주파수 대역은 전파도달 범위가 넓지만 속도는 28GHz 대역 주파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업계에선 국내에서도 내년 중으로 28GHz 대역 주파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5G 통신장비의 혁신을 주도하면서 글로벌 1위 업체인 화웨이와의 경쟁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통신장비 점유율 1위는 화웨이로 31%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6.6%를 기록했다.
하지만 5G 통신장비만 놓고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4·4분기~올해 1·4분기 전세계 5G 통신장비 점유율 37%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화웨이는 28%로 2위로 밀려났으며 에릭슨(27%), 노키아(8%) 순이다.
삼성전자는 5G를 넘어 내년 전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버라이즌·AT&T·스프린트와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달엔 일본 2위 통신사 KDDI에도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최근엔 인도 1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와 함께 5G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다.
전경훈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선제적인 5G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통신 기술과 5G 시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라며 “이번 신제품을 통해 5G 시대 비전을 실현할 다양한 통신망 구축 솔루션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