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와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아트라스비엑스(023890)(BX)가 감사위원 선임마저 실패하며 주주 간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주주 행동주의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트라스BX는 이날 대전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으나 감사위원 선임, 중간 배당 도입 등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아트라스BX 지분 1.3%를 보유하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 운용사 밸류파트너스는 일부 주주들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표 대결에 나섰다.
이날 사측은 이호석 사외이사(이밸류인터내셔날 대표)와 주현기 사외이사(신구대 세무회계과 교수)를 지난 3월 정기 주총에 이어 다시 한번 감사 후보로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밸류파트너스는 “현 감사위원들은 의무를 저버리고 대주주에 동조로 일관함으로써 소수 주주의 부를 강취하는 주체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 측이 추천하는 감사위원들로는 회사 경영을 제대로 감시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주주 가치 제고 명목으로 밸류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중간 배당 도입도 이날 끝내 부결돼 주총은 아무런 소득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주총 시간만 2시간 20분에 달할 정도로 양측의 의견이 팽팽히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 측이 제안한 두 명의 사외이사 선임이 좌절되면서 감사위원은 향후 모두 공석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유일한 감사위원으로 있는 임방희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재무책임자(CFO)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 감사위원을 포함한 회사 측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다시 부결될 확률이 높다. 그렇게 되면 아트라스BX의 감사위원은 모두 공석이 된다.
상장사가 감사위원을 공석으로 두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사외이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못하게 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1년 안에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2017년 효성의 경우 정기 주총에서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부결되자 다시 임시 주총을 열어 새로운 감사위원을 선임한 바 있다.
/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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