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오는 2021년 북미 시장에서 첫 크로스오버트럭 ‘싼타크루즈’를 출시하기로 하고 현지 생산을 위해 앨라배마 공장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현대차는 픽업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장점을 결합한 싼타크루즈를 통해 점점 증가하는 북미 시장의 트럭·SUV 수요층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1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1년 크로스오버트럭 싼타크루즈를 미국·캐나다 시장에 내놓기로 하고 생산을 위해 4억1,000만달러(약 4,800억원)를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투자한다. 현대차는 또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1,2000여명을 추가 고용하기로 했다. 크로스오버 모델은 기존 차 형태의 특장점을 결합해 만드는 차종으로 현대차가 트럭 모델을 양산해 내놓는 것은 이번 싼타크루즈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싼타크루즈를 통해 북미 시장의 높은 트럭 수요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 조사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트럭을 포함한 SUV 비중은 72.1%에 달했다. 픽업트럭만 놓고 보면 약 20%인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의 트럭 인기가 높은 만큼 현대차 미국생산법인은 오래전부터 트럭 생산·판매를 본사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싼타크루즈의 콘셉트카 또한 지난 2015년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이미 공개됐다.
하지만 픽업트럭은 미국 정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당시 관세(25%) 철폐 시기를 2021년에서 20년 더 연장할 정도로 보호하려고 하는 미국의 ‘자존심’이다. 현대차로서는 섣불리 트럭 생산·판매에 나서기 힘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현대차가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북미 시장의 트럭·SUV 수요를 감안해 싼타크루즈의 라인업 추가를 조심스럽게 결정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 생산을 위한 투자와 고용도 진행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반길 만한 요소가 적지 않다.
싼타크루즈는 2열 4인승 시트에 트럭의 개방형 적재함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현대차의 강점인 도회적인 디자인과 우수한 연비,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추가해 ‘도심형 크로스오버트럭’을 만들겠다는 게 회사의 전략이다. 기존 SUV 소비자 중 좀 더 활동적으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기 원하거나 트럭 소비자들이 세련된 첨단 사양의 트럭을 원할 경우 싼타크루즈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의 첫 번째 트럭 모델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이미 미국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포드·쉐보레·램·도요타 등의 점유율을 뺏어올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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