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맞춰 미국 텍사스 오스틴의 새 사옥 건설을 시작했다고 20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주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호응으로 풀이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애플은 10억 달러(약 1조1,720억원)를 투자해 2022년까지 27만9,000㎡ 규모의 새 사옥을 준공해 개소할 예정이다. 또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오스틴의 애플 생산설비를 방문해 둘러보는 날이다.
초기에는 직원 5,000명 규모로 문을 열지만 단계적으로 1만5,000 명까지 확대된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12월 새 사옥 건설 계획에 대해 발표했었다. 애플은 당시 오스틴 사옥에 엔지니어링과 연구개발(R&D), 재무·판매, 컴퓨터 지원 등의 부문 인력이 상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또 시애틀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컬버시티 등 3곳에도 새 사무소를 열고 각각 1,000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이미 오스틴에 2곳의 대규모 사무소를 갖고 있는데 새 사옥은 이들 사무실에서 1.6㎞ 떨어진 곳에 들어선다.
애플의 이 같은 사옥·사무소 확장과 고용 확대는 지난해 초 이 회사가 내놓은 미국 경제 기여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애플은 당시 2023년까지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고 전국적으로 2만 명을 추가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현재 오스틴에서 전자기기 생산업체 플렉스와 계약을 맺고 최고가 데스크톱 PC인 맥프로만 생산하고 있다.
맥프로는 애플 주요 제품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조립되는 제품으로, 쿡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관세를 놓고 협상하는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쿡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환경 정책 등에 대해서는 뚜렷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사적 만찬이나 만남을 가지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등 미묘한 줄타기를 해왔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