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황교안 대표의 무기한 단식 투쟁 돌입 첫날 미국 워싱턴 방문길에 오른 나경원 원내대표를 향해 날선 비판을 내놨다.
홍 전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당 대표는 목숨을 걸고 문 정권과 단식하는 첫날, 원내대표는 3당 대표와 나란히 손잡고 워싱턴으로 날아가고.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야당의 행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당 대표가 문 정권과 극한투쟁을 예고하는 단식을 시작 한다면 (원내대표는) 의원직 총사퇴, 정기국회 거부로 당 대표의 단식에 힘을 실어줄 생각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전제한 뒤 “의원총회 한 번 안 열고 손에 손 잡고 미국 가는 투톱이라는 원내대표의 저의가 뭔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의 단식 투쟁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미동도 안 할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의 반응을 예측했을 뿐이지 이를 비판하거나 폄하한 일은 전혀 없다”면서 “내가 말한 것은 김세연 의원이 제기한 당 쇄신을 중지를 모아 해달라는 것 뿐”이라고 상황을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아울러 “오죽 답답했으면 단식이라도 하겠다는 생각을 했겠느냐”며 “다만 이 중차대한 시기에 한 달 이상 당무 공백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이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와 함께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번 방미 일정은 3박 5일로 3당 원내대표들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 등의 의제를 들고 떠났다.
나 원내대표는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국방과 경제에 큰 자산이었던 한·미 동맹이 위기에 놓여 있다. 국회까지 나서야 하는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그는 1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 측에 한국인들이 모두 정부와 같은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며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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