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단식투쟁 중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2일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관련 대국민 호소문을 내 “대한민국을 위한 결단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22일 호소문을 통해 “대한민국 헌법에서 대통령의 최우선적인 책무는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면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은 단순히 한국과 일본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한미동맹을 위기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오는 23일 0시를 기점으로 종료된다.
황 대표는 “더 이상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두고 볼 수 없었다”고 자신의 단식 투쟁 배경을 설명한 뒤 “대한민국 헌법에서 대통령의 최우선적인 책무는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거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최종적으로 종료시켜 이러한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은 부당하나 일본과의 경제 갈등을 안보 갈등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지소미아 종료를 황 대표는 ‘한국과 미국의 문제’라고 표현했다. 국무총리 시절 미국이 지소미아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 봤다는 그는 “지소미아는 한미동맹의 척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감축 가능성까지 내비친 데 이어 미국 상원도 협정의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며 예정대로 지소미아가 종료될 경우 미국에서도 엄청난 후폭풍이 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위기의 예시로 최근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둘러싼 한미 양국의 갈등을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한미동맹은 대한민국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성숙한 민주주의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의 하나”라며 “한미동맹이 무너지면 피땀으로 이룬 대한민국의 역사적 성취는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나라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진다”고 지적했다.
호소문 말미에서 황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진정 헌법적 책무를 저버리려 하느냐.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한 대통령의 대승적인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문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이어 그는 “ 일본의 부당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하여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이동해 단식농성을 계속 이어나가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식투쟁을 시작하고 이틀이 지났다. 죽기를 각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황 대표의 단식에 힘을 모아주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다른 정당들은 황 대표의 단식을 ‘황제단식·갑질단식’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생떼·민폐” 등의 표현이 나오고 있으며 박지원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코미디”라며 “다음 순서는 사퇴”라고 맹공을 펼쳤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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