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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무형 재산"...대법도 경제가치 인정

작년 판결…상속세 부과 근거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 과세를 할 수 있는 근거는 지난해 5월 대법원이 경제적 가치를 처음 인정한 판례에서 확고해졌다. 가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인지 불분명했던 암호화폐와 관련해 대법원이 “비트코인은 무형재산”이라고 밝혀 세금 산출의 근거가 되는 ‘재산’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의 재산 여부를 판가름하는 계기는 범죄 수익으로 비트코인이 ‘몰수’ 대상이 되는지를 처음 판단하는 데서 출발했다. 지난 2013년 12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미국에 서버를 둔 불법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한 안모씨는 122만여명의 회원을 모집해 19억여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안씨가 벌어들인 수익 중 당시 5억여원에 달하는 216비트코인을 범죄수익으로 보고 몰수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지만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비트코인은 현금과 달리 물리적 실체가 없이 전자화된 파일 형태로 돼 있어 몰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2심은 비트코인에 대해 “물리적 실체가 없이 전자화된 파일 형태로 돼 있다는 사정만으로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비트코인을 몰수할 수 있다고 봤다. 대법원 역시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시행령에 따라 재산적 가치가 인정되는 무형재산도 몰수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무형의 재산으로 특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와 세무 전문가들은 구체적 근거 등을 담은 세법 개정이 필요한 소득세와 달리 대법원 판례만으로도 포괄적 재산을 다루는 상속세 및 증여세에 있어서는 암호화폐는 이미 과세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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