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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ESS·디스플레이 기술표준화에 딴죽 건 日

ESS시험·車디스플레이 평가 등

日, 연이은 견제에 차질 빚어

"외국기업과 협력·우군 확보를"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자사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최근 국내 ESS 판매를 위한 한국전지산업협회(KBIA) 단체표준 인증 절차에 들어갔다./사진제공=테슬라




정부가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대한 국내 기술을 국제표준화 하려고 시도했으나 일본의 잇따른 견제로 차질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이 신산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국내 기술을 방해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관련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달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의 국제표준화 회의에서 ‘리튬이온배터리 기반 ESS의 시스템 안전 및 시험방법’ 표준안을 제안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현재 IEC의 ESS 표준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 리더(의장)를 동경전력 출신의 일본인이 맡고 있는데, 해당 인사가 ‘일본 내에서 유사한 표준이 개발되고 있는지 먼저 확인하겠다’는 이유로 다음 회의 때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을 낸 것이다. 프로젝트 리더는 표준 기술의 국제 공동 연구를 이끄는 만큼 각 분야에서 상당한 권한을 갖고 참여국은 이에 따르는 것이 관행인데, 이를 활용해 한국이 선점한 ESS 기술의 표준화를 막아선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발생한 ESS 화재는 역으로 ESS의 안전 연구에 실증 사례를 제공한 측면이 있고, 국내 기술의 표준화 수준에 도달해 제안이 이뤄지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내년 상반기 내에 다시 제안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다 한 달 앞선 지난 10월 중국에서 개최된 IEC 총회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국표원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평가법’에 대한 국내 기술을 국제 표준으로 제안하려 했으나 일본 측이 ‘IEC에 이미 제출된 평판 디스플레이 표준과 유사한 부분이 존재한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 특정 기술이 국제표준이 되려면 각 기술위원회에서 회원국의 의견을 먼저 청취한 후 이의가 없어야 회원국의 투표로 이어진다. 결국 투표에 부쳐보지도 못하고 표준화 작업에 차질이 생겼다. 원칙적으로 유사 표준 제안은 허용이 안되는 것은 사실이나, 경쟁국의 기술을 견제하는 전략으로도 종종 활용된다는 것이 또 다른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본이 국내 ESS와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한 견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와 LG화학 같은 국내 배터리 기업은 ‘반도체 이후의 먹거리’로 평가되는 ESS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는데, 샤프, 파나소닉, 교세라 등 일본 기업 역시 ESS 분야를 확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역시 디스플레이 업계의 새 성장동력으로, 1위인 한국을 일본과 중국이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일본이 신산업과 관련된 것이라면 한국의 기술을 차단하려고 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근본적인 해법은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나,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표준화에 도움이 되도록 ‘우군’을 늘리는 접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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