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오는 2020년 말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유럽연합(EU) 탈퇴협정 법안(WAB)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WAB에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2020년 12월31일로 종료되며 EU에 연장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어떤 연장 (요청)에도 정부가 동의하지 못하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 전환기간 연장을 원천 봉쇄해 EU와의 완전한 결별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영국과 EU는 내년 1월31일 브렉시트 단행 이후 같은 해 말까지 미래관계 협상을 완료하기 위해 전환기간을 두기로 했으며 전환기간은 한 차례에 한해 최대 2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전환기간에 영국은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할 수 있고 EU 법을 따라야 하지만 EU 기관 투표권은 갖지 못한다.
전환기간 연장 가능성을 차단하는 WAB 개정안은 이르면 20일 의회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지난 12일 실시된 총선에서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과반을 차지한 만큼 법안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존슨 총리는 이날 웨일스 담당 장관만 교체하는 ‘미니 개각’도 단행했다.
그러나 EU에서는 전환기간 연장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해 무역·안보·외교정책·교통 등 영국과 EU가 협상해야 할 분야가 방대하지만 전환기간은 11개월에 불과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최악의 경우 영국이 합의 없이 영국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파운드화 가치는 17일 달러 대비 1% 넘게 급락했다.
브렉시트 이행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보수당과 달리 노동당은 선거 참패 이후 제러미 코빈 대표 사퇴론이 수면 위로 떠오른 데 이어 동료 의원 간 설전이 법적 다툼으로 확대될 위기에 처하는 등 총선 후폭풍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노동당 예비내각 외무장관이자 북런던 지역에서 다시 당선된 에밀리 손베리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를 비하했다는 이유로 이번 총선에서 탈락한 캐럴라인 플린트 전 의원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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