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콘솔게임 인기가 심상치 않다. 국내 시장 규모가 약 3년 새 두 배 가까이 커진 가운데 콘솔에 홈트레이닝 콘텐츠까지 결합하면서 수요가 한층 더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16년 2,627억원, 2017년 3,734억원, 2018년 5,28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을 선점한 일본 제품들이 집에서 게임처럼 즐기면서 운동할 수 있는 콘텐츠까지 도입하면서 성장의 과실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9일 콘솔게임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판으로 출시된 ‘링 피트 어드벤처(이하 링피트)’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각종 영상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전국 매장에서 ‘품절’ 사태가 일어났고,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선 매장 판매가격에 웃돈을 얹어 판매되고 있다. 한국닌텐도 홈페이지에 따르면 링피트의 국내 희망소비자가격은 8만4,800원이지만 현재 온라인상 거래 가격은 1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에선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이지만 콘솔게임만큼은 국산 콘텐츠가 아직 미미하고,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일본 닌텐도, 소니 이외에는 사실상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점이 링 피트 판매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닌텐도 스위치 커뮤니티에서는 이용자들끼리 현재 어디에 링피트 물량이 확보됐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하루에 얼마나 운동을 했는지 후기를 올릴 정도다.
소니도 지난해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서 판매 호조를 기록했다. 안도 테츠야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20일 열린 플레이스테이션(이하 플스) 2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 영향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 전년보다 플스4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장이 급성장하자 방관하던 국내 게임업체들도 뒤늦게 합류하고 있다. 펄어비스가 지난해 지스타에서 ‘플랜 8’ ‘도깨비’ ‘붉은사막’ 등을 PC와 콘솔로 우선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스마일게이트도 엑스박스원 전용 신작 ‘크로스파이어X’의 올해 중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게임이 레드오션이 되었다는 분석이 있다”면서 “게임업체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해 콘솔 쪽으로도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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