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상을 휩쓴 ‘기생충’이 세계 극장가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현재 해외에서 개봉 중이거나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들의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그동안 한국영화는 동남아시아가 주요 시장이었지만, ‘기생충’ 이후 북미를 비롯해 유럽에서도 ‘K-무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460만 이상을 동원하고 있는 ‘남산의 부장들’은 최근 미국과 캐나다에서 개봉해 현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오스트리아·스위스·싱가포르·대만·일본 등 12개 국에도 수출된 상태다. 배급사인 쇼박스(086980) 측은 “아무래도 ‘기생충’의 북미의 커다란 관심에 힘입어 ‘남산의 부장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 달 넘게 ‘기생충’의 흥행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는 오는 21일 ‘스윙키즈’(배급사 NEW(160550))가 개봉한다. 이 영화는 국내에서는 2018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한국 전쟁이 배경이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디오(도경수)가 출연한 데다 ‘기생충’의 후광효과까지 더해져 개봉 전부터 ‘스윙키즈’에 대한 일본 내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개봉을 앞둔 전도연·정우성 주연의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홍콩, 태국, 미주, 프랑스 등 80개 국에 선판매가 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독일, 스페인 등 유럽 바이어도 구입 문의가 쇄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부터 3월1일(현지시간)까지 열리는 베를린 영화제의 필름 마켓 시장에서 한국영화에 쏠리는 주목도도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높아졌다. 한국 영화들이 북미를 비롯해 유럽에 소개되는 기회지만 그동안 한국영화는 비주류에 머물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위기는 전혀 다르다. 한 영화시장 관계자는 “그동안 베를린 영화제를 비롯해서 해외 영화제 필름 마켓 시장에 가면 한국영화는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며 “그러나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이후 베를린 영화제 내 필름 마켓인 EFM(European Film Market)에서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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