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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고위당국자 "미국발입국자 검역강화, 美에 설명할 단계아냐"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서 영국 런던발 여객기를 타고 입국한 승객들이 진단 검사를 받는 곳으로 향하는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해외 역유입을 막기 위해 유럽에 이어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검역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미국 등 유럽 외 다른 국가 입국자에 대해 검역 강화 방안을 곧 발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정부 내에서 관계 당국 간에 협의를 긴밀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에 대해 (검역 강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고 국내적으로도 어떻게 할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강화에 신중한 것은 혈맹으로 상징되는 한미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은 유럽에 대한 입국금지 등 초강경 조치를 취하면서도 한국에 대한 입국제한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6개월간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까지 체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정부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 대해 한중관계를 고려해 검역강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전례도 부담이다.



이 고위당국자는 미국이 한국발 입국제한을 하지 않은 데 대한 상호주의가 영향을 미친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미국이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 하는 요소는 그(입국제한 조치 고려사항) 중 하나로서 고려는 될 것”이라면서도 “일차적으론 방역 당국의 의견이 중요하고 정부당국 협의 틀 속에서 종합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발 입국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19 확진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정부는 검역강화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을 포함한 나머지 국가의 위험도가 유럽만큼은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유럽 외 다른 국가 입국자에 대한 검역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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