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로서 법률적 지식뿐만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게 중요합니다.”
23일 전주지검 청사 검사장실에서 만난 노정연(53·사법연수원 25기) 전주지검장은 우수 검사의 덕목 가운데 하나로 ‘사람에 대한 이해’를 꼽았다. 명확한 사건 수사를 위해서는 폭넓은 법률적 지식은 기본으로, 여기에 사람에 대한 이해가 더해져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는 그가 여성 검사로는 세 번째로 현직 여성 검사장 타이틀을 다는 데 원동력이 됐다. 지난 1997년 노 검사장이 초임 검사로 부임할 때만 해도 여성 검사 수는 열댓 명 수준이었다. 일부는 ‘변호사를 하지, 왜 힘들게 검사를 하느냐’는 말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여성과 남성을 떠나 우리 부서에서 일 못하는 검사가 되진 말자”는 생각으로 24년을 근무했고, 결국 ‘검사의 꽃’인 검사장 자리에 올랐다. ‘검사 자체로서 자질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라는 고민이 노 검사장을 현 자리까지 이끈 셈이었다.
이는 노 지검장이 지난 1월 새로 전주지검장에 부임하면서 세운 ‘상대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는 원칙에도 녹아있다. 문답식의 강압적 조사나 일방적 주장이 아닌 경청으로, 권위가 아닌 친숙함으로 다가선다는 의미다. 노 지검장은 “이곳 법원, 변호사, 경찰 및 유관 기관들의 목소리를 듣고, 법사랑위원회,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 유관단체와도 검찰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며 “직접 겪어보지 않고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모습으로 인해 검찰에 대해 막연하게나마 권위적이라고 느끼는 분들이 계실 텐데, 지역 주민들이 친근하게 느낄 수 있도록 검찰시민위원회를 활용하는 등 먼저 다가서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사자 간 분쟁 중재 역할을 맡는 형사조정위원회와 항소심 무죄 사건 상고 여부를 결정하는 상고심의위원회 등을 통해 시민들의 집단 지성을 활용하는 데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 지검장은 검찰개혁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나가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 노 지검장은 “법질서 확립과 인권 옹호라는 검찰 존재의 이유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역할 재정립 등을 위해 (전주지검 내) 직원들의 직무역량 강화를 위한 각종 교육과 훈련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검찰 개혁 입법에 따른 수사 환경 변화에 미리 대응하고자 전주지검 검사들에게 소환 조사를 최소화하고, 우편조사나 전화 녹음 등 다른 방법으로 진술을 청취하게 하는 등 진술 대신 객관적 증거 수집에 더 집중해 사건 실체를 파악하도록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노 지검장은 후배 여성 검사들에게 담담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그는 “조심스럽지만 능력이 뛰어난 후배 여검사들을 발굴하고 이끌어주고 싶다”며 “여성검사들이 전체 검사의 30%로 인원이 많이 늘었고 다양한 전문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도 많이 갖게 됐다. 앞으로 능력을 인정 받는 검사들 중 여성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사는 다른 사람의 삶에 직접 개입하며 수사 대상자의 가정을 흔들 수 있으므로 법률적 지식뿐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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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서울 △1986년 중앙여고 △1991년 이화여대 법학과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 합격 △1996년 사법연수원 제25기 수료 △1997년 수원지검 성남지청 △2005년 SBS ‘솔로몬의 선택’ 고정출연 △2009년 법무부 여성아동과장 △2010년 수원지검 공판송무부장 △2011년 법무부 인권구조과장 △2013년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2014년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2015년 서울서부지검 형사2부장 △2016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 △2017년 대전지검 천안지청장 △2018년 서울서부지검 차장 △2019년 대검찰청 공판송무부장 △2020년 전주지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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