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한국의 시간제 근로자가 49% 증가하는 등 고용의 질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자리의 양과 질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동결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8~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로 ‘3050 클럽’에 속한 7개국의 주 30시간 미만 시간제 근로자 고용 추이를 분석해 23일 발표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를 말하는 ‘3050 클럽’에는 한국,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 7개국이 있다.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로 분류되는 한국의 주 30시간 미만 시간제 근로자는 2008년 216만9,000명에서 2018년 322만3,000명으로 48.6%(105만4,000명) 급증했다. 이는 ‘3050 클럽’ 국가 평균(14.9%)의 3배가 넘는 수치다.
한국은 7개국 중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일본이 증가율 26.6%로 한국과 함께 평균을 웃돌았고 이어 이탈리아 13.3%, 프랑스 12.3%, 영국 9.9%, 독일 9.5%, 미국 7.5% 순이었다. 연 평균 증가율은 한국 4.0%, 일본 2.4%, 이탈리아 1.3%, 프랑스 1.2%, 영국·독일 0.9%, 미국 0.7% 등이다.
전체 근로자에서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9.3%에서 2018년 12.2%로 2.9%포인트 증가했다. ‘3050 클럽’ 중 두 번째로 큰 증가 폭이자 7개국 평균(1.2%포인트)의 2.4배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일본이 4.3%포인트 증가해 한국보다 유일하게 증가 폭이 컸고 미국은 12.8%에서 12.7%로 0.1%포인트 감소했다.
한경연은 한국의 시간제 근로자 수가 가장 빠르게 증가한 이유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와 고용 경직성, 기업의 고용 여력 위축 등을 꼽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고용의 양과 질이 모두 급격하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저임금 동결과 규제 완화 등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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