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전년 대비 한계단 오른 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승 외에 삼성전자 자체 AP인 ‘엑시노스’ 시리즈를 탑재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늘어나며 점유율을 끌어올린 덕분이다.
23일 시장조사업체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AP 시장에서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14.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AP는 자사 스마트폰 판매량이 높은 유럽과 남미 지역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삼성전자 IM 사업부가 AP 점유율 확대를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나노 공정으로 양산한 ‘엑시노스990’을 공개한데 이어 신경망처리장치(NPU) 탑재 등으로 점유율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금까지 엑시노스의 약점이었던 그래픽처리장치(GPU) 또한 AMD와의 협업으로 성능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 AP 시장 점유율 1위는 AP 시장의 절대강자 퀄컴(33.4%)이 차지했으며 2위는 중저가 AP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자랑하는 미디어텍(24.6%)이 차지했다. 자체 AP를 자사 스마트폰에만 탑재하는 애플은 아이폰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라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13.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2위 업체인 화웨이는 11.7%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5위를 차지했다. 특히 화웨이의 AP 시장 점유율은 중국 내 자사 스마트폰 판매량 확대 등으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상승해 주요 AP 생산 업체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화웨이는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기린’ 시리즈 등으로 기술력 부문에서도 상위권 업체에 뒤지지 않는 다는 평을 받는다. 다만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가 올해 AP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9년 북미와 인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AP 시장에서 전년 대비 점유율이 2.2%포인트 상승했다”며 “제품의 가격 대비 성능이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에는 기존 엑시노스를 탑재했던 삼성 플래그십 제품에 퀄컴 AP가 확대 적용되면서 일부 실적이 감소했지만 삼성 중저가 제품 판매 성장과 유럽 시장에서 실적 개선으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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