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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재조달 절반의 성공...급한불 끈 두산인프라

만기도래 대출 절반만 리파이낸싱

나머지는 현금성 자산으로 상환

두산인프라코어 종업원들이 중국 산둥성 옌타이 공장에서 휠로더와 굴삭기를 만들고 있다./연합뉴스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23일 만기 도래한 3,500억원 규모의 대출금 중 절반을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절반은 현금성 자산으로 상환할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담보로 잡은 두산밥캣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계획했던 금액보다 적은 돈을 조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8년 3월 두산밥캣 주식 1,634만1,780주(16.3%)를 담보로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신디케이트론(집단대출)을 이용해 3,500억원을 빌렸다. 당시 3만2,850원이었던 두산밥캣의 주가는 23일 1만4,300원으로 56%나 떨어졌다. 주가가 떨어진 만큼 더 많은 주식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가 앞서 두산밥캣 지분 전부를 여타 대출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마땅한 대안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기는 일부 2년, 다른 일부는 3년으로 결정됐으며 조달금리는 3%대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존 신디케이트론에 참여했던 은행들 중 일부가 빠지면서 대출 규모가 축소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이 탈원전과 석탄화력발전 문제로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한 일부휴업을 검토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날 두산인프라코어의 자금 상환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담보자산비율이 절반 가까이 덜어진 상황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상환능력이 자칫 두산그룹 전체 자금상황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136억원(개별 기준) 규모다. 연결기준으로는 9,104억원이다. 단기차입금 5,763억원을 비롯해 유동성 장기부채 1조4,233억원 등 연내 만기 도래 금액은 1조8,591억원(개별 기준)이다.

일단 이날 두산인프라코의 자금 재조달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 4년간의 호실적으로 확보한 유동성이 방파제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2,100억여원(별도 기준) 규모다. 연결기준으로는 9,100억여원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왔다. 2010년대 들어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건설경기가 침체하며 고전했지만 중국 건설시장 붐을 타고 두산그룹의 ‘캐시카우’로 부상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각각 8,404억원, 4억1700만달러(약 4,770억원)였다. 이는 사상 최고치였던 전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한 수치다.

연결실적으로 잡히는 두산밥캣도 2011년부터 흑자를 이어오며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안정성에 기여하고 있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에 300억원가량을 배당했다. 두산밥캣은 2007년 두산인프라코어가 인수했을 당시만 해도 대규모 차입금 때문에 ‘재무 리스크’ 취급을 받았던 회사다. 이후 미국의 건설경기가 살아나며 단독주택 건설에 쓰이는 두산밥캣의 소형 건설장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자금 재조달의 급한 불은 껐지만 연내 상환해야 할 차입금은 1조5,000억원 남아 있다. 대부분 회사채로 두산인프라코어는 리볼링(빚의 만기 연장)에 나설 계획이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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