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일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대해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 못한다”고 말해 논란이다. ‘n번방 호기심’ 발언에 이은 신체비하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것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종로구 통인동의 한 골목에서 지지자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선거 유세차에 올라 “멀쩡히 잘 살던 우리나라, 경제 걱정 없던 우리나라 지금 얼마나 힘들어졌냐”며 ‘문재인 정권 심판’을 외쳤다.
그는 “경제와 삼권분립은 무너지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국민의 뜻은 무너지고 국민 뜻에 반하는 거꾸로 정권”이라며 “여러분 조국 사태를 보면서 이 정권 위선의 진면목을 보셨다. 이런 정권 밑에서 우리가 그냥 살 수 있나. 이렇게 살아도 되나. 이제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종로구 부암동 주민센터 앞에서도 유세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오전과 마찬가지로 오후에도 현 정권 심판을 촉구하며 비례대표 투표용지에 대해 언급했다.
황 대표는 “비례정단 투표용지 보셨냐”며 “마흔개의 정당이 쭉 나열돼 있다.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많은 정당 중 어느 당을 찍어야 할지 헷갈리게 됐다. 선거가 완전 코미디가 됐다”며 “신성한 국민의 투표권이 희롱거리가 된 이런 나라, 우리가 용서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를 낸 정당만 35곳, 투표용지 길이가 48.1㎝로 역대 최장이다. 키가 작아 투표용지를 들 수 없을 것이라는 발언은 부적절한 비유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앞서 황 대표는 ‘n번방 호기심’ 발언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1일 n번방 사건 관련자의 신상공개에 대해 황 대표는 “호기심 등에 의해 방에 들어왔는데 적절하지 않다 싶어 활동을 그만둔 사람들에 대해선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물의를 빚었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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