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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0%대인데... 주담대 금리는 상승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연합뉴스




#올해 하반기 결혼을 앞둔 직장인 이모씨는 주택담보대출로 고민이 많다. 최근 기준금리가 인하돼 주담대 금리도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올랐다는 글들을 인터넷으로 접하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양적완화를 하는 상황에서 주담대 금리가 오르자 이씨는 언제, 어떤 대출 상품을 이용해야 할지 머리가 아프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빅컷’했음에도 주담대 금리가 오히려 오르면서 대출자들이 선택의 어려움에 빠졌다. 대출금 사용기간이 통상 3년 내면 변동, 10년 이상이면 고정이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 등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한달 사이 0.06~ 0.26%포인트 올랐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2.31~3.81%로 지난달 첫주보다 0.06%포인트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2.81~3.82%로 같은 기간 0.26%포인트 올랐다. 하나은행의 경우 2.5~3.8%로 지난달 초보다 0.18%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은 2.57~3.57%로 0.14%포인트 수준 올랐다.

지난달 16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낮춰 0.75%가 됐지만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오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주담대 금리의 인상은 코로나19 여파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혼합형 주담대는 5년 동안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이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상품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가 발생하는 금융채 금리와 연동된다. 금융채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왔지만 최근 코로나19로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채 가격이 떨어졌다. 금융채 가격이 떨어지면 금리는 오른다.



최근 코로나19로 안전자산으로 손꼽혔던 금융채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리가 올랐다. 이달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1.559%로 2월 말 1.333%에서 상승했다.

반면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하락하는 추세다. 3월 초 KB국민은행을 기준으로 2.75~4.25%였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2.64~4.14%로 0.11%포인트 하락했다. 변동형 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가 하락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매달 15일에 발표하는 코픽스 금리는 지난해 12월 1.6%에서 2월 1.43%로 떨어졌다.

관건은 주담대 대출을 앞둔 고객들의 선택지다. 일반적으로 3년 이상 장기 대출의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해 고정금리 상품이 선호된다. 그러나 당분간 0%대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선택지가 복잡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정한 금융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불투명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주담대의 경우 대출받는 시점에서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은 걸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이 혼합형을 선택한다”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현재 상황에 따른 유동성 우려가 커져 주담대 금리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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