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광주지법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김정훈 부장판사)은 6일 공판준비기일에서 추후 진행할 공판에서 피고인인 전씨가 최소 한 차례 이상 출석해 신원 확인을 위한 인정신문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임인 장동혁 전 부장판사가 총선에 출마하며 사직하는 바람에 공판준비기일 등 공판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탓이다.
김 부장판사는 “판사 경질에 따라 공판 절차 갱신이 필요하게 됐다”며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재판장은 피고인이 틀림없는지 확인하고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등에 진술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불출석 허가는 취소할 수밖에 없고 다음 기일에 인정신문을 할 예정”이라며 “다만 피고인이 출석한 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 그 이후에는 가부를 판단하겠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소환장을 보내고 다음 재판 기일에 공판 갱신절차 및 피고인 인정신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씨의 다음 재판은 오는 27일 오후2시에 열린다.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전임 재판장이 국민에게 실망을 안기고 법복을 벗으면서 재판도 미뤄졌다”며 “전씨는 골프를 치고 호화 식사를 하면서도 재판에 안 나오려 했다. 재판부가 강제 구인을 해서라도 전씨가 법정에서 공의롭게 재판을 받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전씨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출석) 절차가 없는 줄 알았는데 법에서 명한 의무면 당연히 이행하겠다”며 “그동안 피고인 출석 여부가 증거조사에 장애가 되지 않았고 증인신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후 다시 (불출석 허가)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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