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4월 생활형편과 소비심리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추락했다. 감염 공포로 식당·숙박업 등 자영업 경기가 악화하고 무급휴직자나 실직자가 늘어난 탓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0.8로 전월 대비 7.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8월 12월(67.7) 이후 최저치다. CCSI는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소비심리 급락은 생계유지형 자영업자와 실직자 등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현재생활형편 소비자동향지수(CSI·77)는 전월 대비 6포인트 하락했으며 가계수입전망 CSI도 83으로 4포인트 낮아졌다. 소비지출전망 CSI도 87을 기록하며 통계 편제 시점인 2008년 7월 이후 최저치였다. 여행비 항목(59)이 8포인트 하락했으며 내구재(81)와 의류비(82) 등 일반소비도 모두 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교육비(92)와 의료비(107)마저 하락하며 경제주체들의 소비가 크게 위축됐음을 나타냈다.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취업 기회와 월급 상승 기대도 비관적이다. 취업기회전망 CSI(58)는 6포인트 하락했으며 임금수준전망 CSI(102)는 7포인트 하락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퍼지면서 2·4분기 이후 경기 충격이 본격화해 기업 상황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미루면서 고용 불안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집값 상승 기대도 급락했다. 주택가격전망 CSI(96)는 16포인트 하락하며 2013년 1월 통계 작성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정부의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영향에 코로나19로 인한 심리 위축이 더해진 영향이다. 소비심리는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달려 있어 회복시기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12.7포인트(90.6→77.9) 급락한 소비심리는 이듬해 4월에야 급락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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